바이든의 중도 하차 후 실시된 여론조사들에서, 바이든이 사퇴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고 민주당 진영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까지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바이든을 앞섰던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과 초박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아직 민주당의 새 대선후보로 지명되지도 않은 해리스의 지지율이 트럼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 NPR·PBS뉴스 여론조사 “트럼프 46% vs 해리스 45%"…트럼프, 오차 범위 내 앞서
미국 공영매체 NPR과 PBS뉴스는 바이든의 후보 사퇴 후 여론조사업체 마리스트폴에 의뢰해 트럼프와 해리스의 가상 양자대결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트럼프가 46%의 지지율을, 해리스가 45%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가 오차 범위 이내인 1%포인트의 격차로 해리스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이 물러나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 막상막하 구도가 새롭게 펼쳐진 셈이다. 이 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2일 재선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뒤 실시됐다.
여러 후보를 포함한 다자대결의 경우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42%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가 7%,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와 코넬 웨스트 무소속 후보가 각각 1%의 지지율을 얻어 그 뒤를 이었다.
폭스뉴스는 “해리스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바이든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의 바통을 이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지한다고 즉각 밝힌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로이터통신 여론조사서는 해리스 지지율이 트럼프 앞서
로이터통신이 역시 바이든의 중도 하차 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맡겨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의 지지율이 비록 근소한 차이지만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42%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에 해리스는 44%를 기록해 트럼프를 오차 범위 안에 있는 2%p 격차로 앞섰기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로이터가 올 들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무소속의 케네디 후보를 포함해 대결을 붙였을 경우에도 해리스의 지지율이 42%로 나타나 38%를 얻는 데 그친 트럼프를 4%p 격차로 오히려 더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야후뉴스 여론조사 “여성, 젊은 층, 흑인, 무당층, 바이든·트럼프 비토 유권자들 사이서 해리스 지지율 의미있는 증가”
야후뉴스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바이든의 중도 하차 선언을 전후해 지난 19~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사퇴가 선거 판도에 변화를 주고 있음이 확인됐다.
트럼프와 해리스가 공히 45%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야후뉴스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실시한 앞선 조사에서는 바이든의 대안으로 선호하는 후보를 물은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38%가 해리스를 꼽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이 59%로 급상승했다”면서 바이든의 중도 하차를 계기로 해리스의 지지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바이든의 후보 사퇴 직전에도 바이든과 트럼프 간 가상 양자대결에서 두 후보가 45%의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해리스가 더 나은 성적을 낸 것은 아니지만 내용적으로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야후뉴스는 “바이든과 해리스의 지지율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해리스의 바이든 대비 지지율이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3%p, 18~29세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7%p, 무당층에서 7%p,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8%p,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를 지지하지 않아 왔던 유권자들 사이에서 무려 13%p나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