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장 마감 뒤 공개한 기대 이상 분기 실적과 10대 1 주식 액면분할 발표가 주가 폭등을 불렀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주가도 동반 급등했다.
깜짝실적과 액면분할
브로드컴이 전날 공개한 2회계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매출은 124억9000만 달러,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10.96달러였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20억3000만 달러 매출, 10.84달러 EPS를 상회했다.
비록 EPS가 시장 전망을 웃돌기는 했지만 전체 순익은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34억8000만 달러였던 총 순익이 1년 만에 21억2000만 달러로 작아졌다.
브로드컴은 그러나 AI가 탄탄한 동력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총 매출의 약 3분의 1 수준인 31억 달러가 AI 관련 매출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협력해 TPU라고 하는 AI 반도체도 생산한다.
전망도 양호했다.
2024회계연도 전체 매출 전망을 이전보다 상향 조정해 510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504억2000만 달러를 웃돈다.
브로드컴은 아울러 기존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는 10대 1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액면분할된 주식은 다음 달 15일부터 거래된다.
엔비디아, 동반 급등
브로드컴이 호재에 힘입어 폭등한 가운데 엔비디아 역시 동반 급등했다.
브로드컴 실적 발표에서 AI 반도체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이 재확인된 덕분이다.
그러나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시장 일부에서 직접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브로드컴은 현재 고성능 AI ASIC(특정 용도 맞춤형 집적회로)라는 AI 반도체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만드는 범용 AI 반도체가 아닌 구글 등 각 업체가 특정 용도에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를 제작해 준다.
그동안 브로드컴은 자사가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하는 대신 엔비디아의 그래픽반도체(GPU)로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체들이 클러스터를 확대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뉘앙스가 조금 달랐다.
엔비디아의 스펙트럼-X 이더넷 네트워크 제품과 경쟁체제를 형성해 AI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더넷 네트워킹은 본래 브로드컴의 주무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브로드컴이 이더넷 분야를 25년 넘게 해왔다면서 이를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AI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183.48달러(12.27%) 폭등한 1678.99달러로 올라섰다.
엔비디아도 4.41달러(3.52%) 급등한 129.61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