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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기후·제조업 부문 정책에 극명한 차이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6-03 10:29

기후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한 시위자가 최근 아이오와주 인디애나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 행사에서 트럼프는 기후 범죄자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고함을 지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기후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한 시위자가 최근 아이오와주 인디애나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 행사에서 "트럼프는 기후 범죄자"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고함을 지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 에너지, 제조업 관련 기술정책에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차이는 2024년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던 미국 기술 정책을 재편할 수 있어 관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테크타깃 보도에 따르면 브루킹스 연구소의 객원연구원인 톰 휠러는 2024년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미국 대통령이 디지털 기술 정책 시대를 주도해야 하며, 차기 행정부는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과학기술계를 대신해 대선 후보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바이든의 과학기술 분야 정책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역량을 강화하고,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과학기술 분야에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8월 서명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는 반도체 제조기업에 520억 달러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 TSMC 등이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하거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투자 규모는 총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은 이 법 시행 이후 크게 향상되고 있다. 2023년 6월 기준, 미국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부문에서 약 12%를 차지해, 2021년 대비 약 2%p 증가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자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10%에서 2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은 바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총 3690억 달러의 예산을 지원해, 이 중에 태양광, 풍력, 수소, 전기차 등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이 약 73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청정에너지 산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023년 6월 기준으로 미국의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으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미국의 AI 산업도 바이든 정부의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6월 기준, 미국은 전 세계 AI 기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AI 관련 특허 출원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투자도 급증해 이미 엔비디아는 천조 그룹에 등극했으며, AI 반도체와 전력산업 등 연관 인프라 산업과 기술도 압도적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 트럼프의 과학기술 분야 정책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고, 에너지 주권 강화와 국내 저렴한 천연가스, 석유 공급을 이유로 전통적 에너지산업을 부양하기 위해 환경 보호 정책에서 후퇴하는 견해를 보인다. 이는 재임 시에도 같았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은 세계 원유 생산량 1위를 달성했지만,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이 흐름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 기술 정책은 두 후보자 사이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다. 트럼프는 현 바이든 행정부의 녹색 정책이 경제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이 시장을 지배한 중국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태양광이나 풍력,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지원은 줄거나 심지어 중단될 수 있다. 이는 그간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테슬라, 한화솔루션, LG엔솔, 삼성SDI, SK온 등의 사업에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는 AI, 양자 컴퓨팅, 반도체 칩과 같은 기술에 대한 경쟁력 강화 부문에서는 바이든과 유사한 입장이다. 그는 재임 당시 미국 경쟁력 강화에 큰 무게를 두고 이 부문 정책을 주도했다. 그는 대중 무역 제한을 가속화하고, 국익 보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2019년 2월 미래 산업을 창출하는 AI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력을 강조했으며, ‘AI 분야에서 미국 리더십 유지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 기관들에 연간예산계획 수립 시 AI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어 적극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백악관의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도 행정명령에 따라 ‘국가 AI R&D 전략계획’을 발표했다.

누가 당선되든 미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자본력으로 AI 시장 점유율에서 최소한 현재의 40%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AI 산업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3.6%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시장 규모는 약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자컴퓨팅과 반도체 부분에서도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위해 큰 관심과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빅테크 기업 인식과 보조금 vs 관세와 감세


한편,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AI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보이지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프라이버시 정책을 강화하며 빅테크에 규제를 강화했고, 트럼프도 재임 당시 반독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유사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모두 AI와 연계된 투자를 하고 있어 향후 과학기술 부문에서의 규제는 AI의 윤리적 측면과 함께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이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한 미국 과학기술 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리쇼어링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도 찬성한다. 다만, 트럼프는 경쟁국들이 미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더 나은 거래를 협상하도록 강제하는 방법으로 관세에 재집중하려고 한다.

바이든이 보조금으로 기업을 미국 안으로 불러들였다면, 트럼프는 보조금을 줄이고, 민간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기술 연구 및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감세 정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과학기술 부문에 대한 견해가 향후 미국의 과학기술 부문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기술 정책이 미국의 기술적 리더십을 강화하고,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기술 정책이 미국의 경제적 성장을 촉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을 더 증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도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과학기술 분야의 리더십이 국가 패권을 공고히 하는 핵심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의 기술 도전에 강경한 대응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누가 당선되든 중국 견제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기술 정책은 세계 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이슈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 경쟁이 격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들의 기술 정책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미국 기술 정책 변화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한국 정부는 주요 수출품목 및 기업 활동의 대미 의존도를 정밀 분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업종별로 생산기지 다변화, 신흥시장 진출, R&D 투자 확대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한미 정부 간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여 새 행정부와 지속적인 정책 대화를 이어가며, 우리 이익에 부합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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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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