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새로운 OLED 공장 건설을 통해 삼성, LG 등 한국 경쟁사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OE는 지난 3월 중국 청두에 87억 달러(약 11조8624억 원) 규모의 최첨단 OLED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최신 8.6세대 기술을 적용해 노트북, 태블릿용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며,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BOE는 이미 LCD 시장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과 저가 공세를 통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제 OLED 시장에서도 LCD 시장의 성공을 재현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BOE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LCD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면서 생산 능력을 높여 저렴한 가격에 패널을 공급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최근 샤프가 TV LCD 패널 사업에서 철수하고 LG디스플레이가 사업 규모를 축소하도록 압박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DSCC의 데이터에 따르면 BOE는 지난해 금액 기준 세계 LCD TV 패널 시장에서 샤프의 세 배 이상인 26.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BOE는 2010년 첫 OLED 공장 가동 이후 꾸준히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기술력을 향상시켜왔다. 일본과 한국의 인재 영입과 해외 공급망 활용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애플 아이폰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BOE의 OLED 시장 점유율은 12%로, 삼성(56%)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LG디스플레이(18%)에 근접한 수준이다. 청두 신공장 완공으로 BOE의 OLED 생산 능력은 절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푸젠성에도 추가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OE의 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BOE의 최대 주주는 베이징 시 정부 소유 펀드이며, 지난해 BOE는 순이익보다 많은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BOE가 받은 정부 지원금은 231억 위안(약 4조3386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BOE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생산 능력이 과잉되거나, 미중 갈등 심화 시 미국 내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