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5년간의 시장 부진을 겪은 끝에 롤러블(Rollable)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의 생산을 중단했다. 2019년 출시 당시 화려했던 롤러블 TV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다채로운 시청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1억원이라는 고가격과 한정된 활용성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10일 LG전자에 따르면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2023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고, 생산 라인을 다른 TV 생산 라인으로 대체했다. 더현대 서울 등 일부 전시 매장에 남아 있던 제품들도 모두 수거 완료되었다.
2019년 CES에서 선보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65인치 OLED 패널을 베이스 안으로 말아 넣을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풀 뷰, 라인 뷰, 제로 뷰 등 3가지 시청 옵션을 제공하며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시청 경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1억원에 달하는 가격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었고, 실제 활용 범위는 예술 작품 전시나 프리미엄 마케팅 등에 국한되었다.
초기 화려했던 롤러블 TV는 예상과 달리 시장 반응이 부진했다. 특히, 2021년부터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지만, 높은 가격과 65인치 단일 규격만 제공하는 제약으로 인해 VVIP층 공략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70인치 이상 대형 TV 선호 트렌드와 맞지 못해 고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단종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4년 초 CES에서는 세계 최초 무선 투명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으며,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무선 AV 송수신 기술로 투명 스크린 주변에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투명 모드'와 '블랙 스크린 모드' 두 가지 화면 모드를 통해 맞춤형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77인치 4K 해상도를 지원하며, 기존 출시된 무선 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과 함께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 개발에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 단종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는 LG전자의 끊임없는 기술 도전과 혁신의 시작을 의미하는 사건이 될 것이다. 향후 LG전자가 선보일 차세대 프리미엄 TV는 어떤 놀라운 기능과 디자인으로 시장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