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하 범사련)이 24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여당 지도부의 해외직구 논쟁과 관련해 강한 비판을 했다.
지난 16일 정부가 해외직구 80여 가지의 품목에 대한 규제정책을 발표하자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경원 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반대를 표명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가세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책은 정부가 3일 만에 접으면서 끝났지만, 이번 건으로 여당 내부의 갈등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범사련은 해외직구 규제를 반대하는 인사들에게 경제학자인지 정치인인지를 묻고 싶다며, 경제학을 전공했다고 하더라도 정치인이라면 현실 문제를 이해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사련은 “소비자의 선택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헌법 가치인 국민 건강권과 거시경제 차원의 국가적 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계는 현재 자국의 이익을 위해 보호무역 기조가 강하다. 며칠 전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적용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는 관치경제와 보호무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현재도 100%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다”라며, “자국 기업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우선하며 해외직구를 무조건 용인하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할 행동은 아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건강은 외면한 채, 중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한국의 정치인 그것도 여당의 리더격인 사람들이 취할 행동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해외직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벌써 외국산 상품에 대한 불량과 위해성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범사련은 “싼 게 비지떡이라고 가짜 분유까지 만들어 신생아들이 사망하는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할 방법이 없고, 이는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정부가 철저한 검사를 통해 제품의 위해성을 판단해 불량제품이라면 당연히 판매를 금지하고 반품, 보상제도를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며, “이 나라의 책임있는 정치인 특히 여당 지도부에서 ‘사고 안 사고는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불량한 해외직구 제품으로 한국의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다면 소비자들은 모든 책임을 정부와 여당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오세훈 시장의 해외직구 관련 발언은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범사련은 끝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민감한 정책을 수립, 추진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여당 지도부는 대다수 국민의 동의하에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해나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이번 건을 계기로 당정이 협의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는 하지만, 국정운영의 방식과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유사한 시행착오는 다시 발생하게 된다”며, ”선진국들이 왜 숙의민주주의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옳더라도 국민이 지지하고 받쳐주지 않는다면 동력을 잃고 좌초할 수밖에 없다. 국민과 싸우려 하고 설득의 대상으로 취급하려 한다면 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춘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vanish119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