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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살리기 위해 中 빅테크와 '밀착 협업'

알리바바·틱톡·호요버스 등 주요 기업 앱 연이어 출시
텐센트와도 파트너십 합의…"중국 현지 공략에 필수"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4-21 10:09

애플이 혼합 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생태계 강화와 시장 확대 차원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협업 밀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혼합 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생태계 강화와 시장 확대 차원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협업 밀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애플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생태계 구성의 핵심 파트너로 중국 기업들을 낙점했다. 영미권 라이벌들의 '보이콧'에 따른 콘텐츠 확보 난항을 해결하고 중국이란 신 시장을 개척하는 '일석이조'를 노릴 전망이다.

중국 매체 남화조보(SCMP)는 최근 "알리바바가 쇼핑 앱 '타오바오'의 3D 그래픽 비전 프로 버전을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남화조보는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매체다.

비전 프로는 올 2월 2일 정식 출시 시점에도 중국 파트너들의 앱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호요버스가 지난해 4월 출시한 3D 오픈월드 RPG '붕괴: 스타레일'의 비전 프로 버전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숏폼 동영상 소셜 미디어의 대명사 '틱톡' 역시 비전 프로 출시 2주 만에 비전 프로 전용 앱을 선보였다.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텐센트가 애플과 전면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IT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지난달 26일 익명의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텐센트가 애플의 '비전 프로' 생태계에 자사 주요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내용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는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과 'QQ', 현지 최대 규모 OTT '텐센트 비디오', 1인 미디어 채널 도위(斗鱼)와 후야(虎牙) 등 다양한 기반 서비스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왕자영요'와 '천애명월도'를 비롯한 자체 개발작, '던전 앤 파이터' 등 중국 현지 '국민 게임'을 다수 배급하는 거대 게임사이기도 하다.

베이징에서 2024년 3월 24일 열린 '중국 발전 포럼'에 참석한 팀 쿡 애플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베이징에서 2024년 3월 24일 열린 '중국 발전 포럼'에 참석한 팀 쿡 애플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

비전 프로는 애플이 VRAR(가상·증강현실) 시장 공략을 위해 최초로 선보인 헤드셋이다. 기존의 상용화 VR 헤드셋 대비 최고 수준의 성능과 더불어 3499달러(약 486만원) 수준의 높은 소비자 가격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 시장에 한해 출시된 비전 프로는 주요 경쟁사인 메타 플랫폼스(메타) '퀘스트' 플랫폼 대비 부족한 앱 생태계 저변이 약점으로 꼽힌다. 퀘스트는 과거 2016년 출시된 '오큘러스 리프트'부터 8년에 걸쳐 VR 앱 생태계를 꾸려왔다. 현재 퀘스트 생태계에는 게임만 500개 이상, 앱은 수천 개가 서비스되고 있다.

반면 애플의 경우 현재 약 1000개의 앱이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업계 라이벌인 메타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앱은 물론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역시 비전 프로 전용 앱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으며 구글 역시 '유튜브' 비전 프로 버전을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 '킬러 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는 이유다.

이에 대한 방편으로 애플은 중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서드 파티(제3자) 앱을 확보하는 한편 중국 현지에 특화된 마케팅도 병행할 전망이다. 디 인포메이션 역시 앞서 언급한 보도에서 "애플이 중국 시장 공략에 있어 텐센트와의 협업을 필수적인 요건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애플은 '비전 프로 개발자 연구소'를 설립할 주요 해외 거점으로 영국 런던, 독일 뮌헨, 호주 시드니, 일본 도쿄, 싱가포르와 더불어 중국의 상하이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팀 쿡 애플 대표는 올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포럼'에 직접 참가해 "비전 프로를 올해 안에 중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만큼, 비전 프로의 성공을 위한 애플의 중국 구애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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