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애플이 수리 비용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애플은 부랴부랴 중고 부품으로도 수리를 할 수 있게 바꾸겠다고 밝혔지만 국내에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17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출고가가 비슷한 삼성전자 제품과 애플 아이폰의 수리비는 최소 2배에서 많게는 3배 이상 아이폰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출고가 115만5000원인 갤럭시 S24 일반형 모델의 전면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은 22만9000원이다. 반면 출고가가 124만3000원인 아이폰 15 128GB(기가바이트) 제품의 전면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은 53만1000원에 달한다.
2배 넘게 애플이 비싼 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디스플레이를 반납할 경우 수리비가 16만6000원까지 할인된다. 결국 애플의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이 3배가 넘게 비싼 것이다.
디스플레이뿐만이 아니다. 아이폰 15 제품의 단순 배터리 교체 비용이 15만5000원인 반면 갤럭시 S24 제품의 배터리 교체 비용은 5만8500원이다. 단순 배터리 교체의 경우 별다른 기술이 필요없음에도 수리비가 크게 차이 난다는 것은 결국 애플이 수리비 면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애플의 높은 수리비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지속적으로 사왔다. 관련 커뮤니티에는 아이폰 수리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부터 비용이 다소 저렴한 사설수리센터를 이용했다가 어쩔 수 없이 정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면서 수리비 폭탄을 맞았다는 경우까지 다양한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최근 아이폰 판매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유명 배우가 아이폰 13 프로맥스 제품의 수리를 맡겼다가 서비스센터에서 제품이 무단 개조됐다면서 수리비 약 120만원을 부과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제품을 부숴버리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수리비가 문제 되면서 애플은 부품을 스스로 사서 교체하는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가 이미 자가수리 서비스를 지원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 15 시리즈부터 이르면 올해 가을부터 수리에 중고 부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 시장에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전문가는 “예전에는 수리를 하려고 하면 무조건 유상으로 리퍼제품으로 교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면서 “지금은 그나마 상황이 나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 제품의 수리비를 보면 갤럭시 제품의 수리비는 정말 저렴한 편”이라면서 “높은 수리비에도 불구하고 국내 아이폰 판매량이 높아 수리비가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