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가 올해 게임사 인수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연초부터 현지 중견급 게임사를 인수한 가운데 서구권 고전 판타지 IP '던전 앤 드래곤(D&D)' IP취득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매체 투자계(投资界), 게임대관(游戏大观)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고검기담(古剑奇谭, 영문명 Sword of Legends)' 게임 개발사 왕위엔셩탕(网元圣唐) 지분 약 44%를 인수, 종전의 43%와 합쳐 1대 주주에 올라섰다.
왕위엔셩탕은 2009년 설립된 중견급 게임사다. '고검기담' 등 자체 개발 외에도 팔콤이 개발한 '이스 7' 중국 현지 배급 등 게임 퍼블리셔 사업도 함께 전개해왔다.
남화조보(SCM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왕위엔셩탕 관계자는 "회사의 문서 상 대표는 마화텅(马化腾) 텐센트 대표이나 멍셴밍(孟宪明) 왕위엔셩탕 대표가 그대로 회사를 이끌 것"이라며 "인수의 주요 조건 중 하나가 게임사의 자율성 유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가 게임사를 인수하는 것이 놀라운 행보는 아니다. 지난해에도 '스위치블레이드'를 개발한 영국의 루시드 게임즈, '다잉 라이트'를 개발한 폴란드의 테크랜드, '클라나드'를 개발한 일본의 비주얼 아츠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이달 초에는 텐센트가 고전 IP D&D를 인수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매체 판데일리는 "텐센트가 D&D IP 확보를 목표로 판권 보유사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와 그 모회사 해즈브로에 접근했다"며 "최근 출시된 '발더스 게이트 3' 개발사 라리안 스튜디오가 중간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해즈브로는 지난해 말 '거시 경제의 여파와 이로 인한 경영 문제'를 이유로 전체 직원의 약 17%인 1100명을 감원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텐센트의 D&D IP 확보는 실제로 이뤄지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PC게이머와 비디오 게임 크로니클(VGC) 등 서구권 매체들에 따르면 해즈브로는 최근 "텐센트는 우리와 장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파트너"라면서도 "D&D 판권을 판매할 계획은 없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