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유명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관계자와 만남을 가졌다. 이를 두고 자체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을 타진중인 오픈AI가 메모리 공급처로 한국을 점찍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 체류 시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서 이러한 의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 CEO는 예정보다 하루 빠른 지난 25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다음날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한국의 대표 반도체 관련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요 관계자를 모두 만난 것이다. 특히 이번 올트먼 CEO의 방한은 기존 6시간 가량에서 1박2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올트먼 CEO가 한국기업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암시한다.
올트먼 CEO가 삼성전자·SK그룹 관계자를 만난 이유는 오픈AI가 자체 AI(인공지능)반도체 생산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챗GPT 구축에 고사양 그래픽카드 3만개 이상이 필요하지만 엔비디아는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오픈AI로써는 원할한 챗GPT 구축과 안정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엔비디아를 대신할 대체 AI 반도체 공급라인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트먼 CEO는 자체 AI반도체 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G42와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등을 만난 자리에서 투자금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어 최근에는 미국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과 부지 선정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자체 AI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라인 확보다. 현재 HBM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합치면 약 90%에 육박하는 상태로 사실상 오픈AI로써는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을 받을 만한 곳이 한국외에는 없는 상태다.
업계는 오픈AI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력하게 된다면 어느정도 수준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비롯해 메모리와 패키징까지 올인원으로 해결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SK하이닉스는 50%의 점유율로 HBM분야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