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시장 관리국(CMA)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세계 주요 국가 정부 중 마지막으로 이번 거래를 인정한 것으로, 사실상 인수 계약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CMA는 13일 "본 기관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자국 클라우드 게임 생태계에 있어 경쟁을 해칠 우려가 없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MS는 당초 2022년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 전량을 687억달러(약 9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15년 델이 EMC를 670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6조원)에 인수하며 세운 'IT업계 최대 규모 투자' 기록을 갱신, 이른바 '세기의 빅 딜'로 불렸다.
CMA는 당초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더불어 세계 주요 정부기관 중 유이하게 이번 인수를 반대해왔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로 대표되는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역량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IP와 만날 경우 게임 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FTC가 올 7월 MS와의 법정 다툼에서 패소한 후 이번 인수에 반대하는 뜻을 철회하자, CMA 또한 "이번 인수의 승인 여부를 두고 MS와 다시 협상하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MS는 이에 유럽 대형 게임사 유비소프트와 협의, 클라우드 게임 관련 권한 일부를 포기하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 IP를 클라우드 게임 형태로 서비스할 권한을 유비소프트에 양도하는 내용이 여기에 포함됐다.
CMA 측은 "이번 계약을 통해 유비소프트라는 제3자가 비즈니스적 권한을 확보했으며, 윈도 외 OS(운영체제)에서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합당한 효율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당초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오는 18일까지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배상금을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큰 이변이 없는 한 18일까지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CMA의 이번 결정에 감사를 표한다"며 "우리의 인수를 위한 마지막 장벽을 넘어섰으며, 당사는 물론 세계 게임 산업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성명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