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모바일 게임들은 이용자들이 원치 않아도 과금해야 하고 심지어 낮은 확률을 뚫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몬스터 헌터 나우' 는 확률의 벽에 부딪혀 스트레스 받아야 하는 게임을 지양하며 다수의 무과금 이용자와 적절한 수의 합리적 과금 게이머들이 함께 하는 게임을 목표로 한다."
도쿄 게임쇼가 열린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 전시장에서 만난 스가 켄토(須賀 健人) 나이언틱 마케팅 디렉터에게 몬스터 헌터 나우의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해 묻자 한 말이다.
나이언틱은 이번 도쿄 게임쇼에서 별도의 부스를 열진 않았으나 캡콤의 대형 부스 한 켠에 마련된 몬스터 헌터 나우 존에 함께 했다.
몬스터 헌터 나우는 캡콤과 나이언틱이 합작, 이달 14일 정식 출시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이다. 원작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 같은 대형 괴수 사냥을 핵심 콘텐츠로 하며 최대 4인 간의 협동 플레이를 지원한다.
캡콤은 도쿄 게임쇼가 개막한 21일 자체 쇼케이스를 통해 오는 12월 몬스터 헌터 나우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스가 켄토 디렉터와 인터뷰에 함께 한 스나노 겐키(砂野 元気) 캡콤 프로듀서(PD)는 "내년 3월 몬스터 헌터 IP 2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무기, 몬스터 등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가 켄토 디렉터와 스나노 겐키 PD는 인터뷰에서 특히 '몬스터 헌터' 프랜차이즈와 팬덤에 대한 존중심을 드러냈다. 겐키 PD는 "그간 몬스터 헌터를 접하지 않은 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몬스터 헌터 나우의 장점"이라면서도 "원작 팬들이 원할만한 높은 난이도의 전투까지 구현하기 위해 적잖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BM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켄토 디렉터는 "모바일 게임이라 하여 높은 과금을 요구하는 것은 콘솔 게임 원작 팬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용자들이 과금을 하지 않아도 좋고, 한다면 행복한 마음으로만 과금하길 원한다"고 발언했다.
또 "5%의 이용자가 매월 100달러(약 13만원)를 과금해야 하는 게임보다 20%의 이용자가 매월 10달러를 과금하는 게임이 '몬스터 헌터'의 정신과 우리의 철학에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몬스터 헌터 나우는 나이언틱의 대표작 '포켓몬 고'의 체육관 배틀과 달리 이용자 간 경쟁(PvP) 요소가 없다. 겐키 PD는 이에 관한 질문에 "몬스터 헌터 본가 시리즈에서도 헌터와 헌터 사이의 PvP를 지원한 전례는 없었다"며 "몬스터 헌터 나우 이용자들이 이에 대해 강력히 요청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포켓몬 고의 수중 포켓몬에 대응하는 물 속 괴물 '해룡종' 역시 첫 서비스 버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켄토 디렉터는 "몬스터 헌터 나우는 기본적으로 '몬스터 헌터 월드'를 기반으로 한다"며 "월드 버전에선 해룡종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버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겐키 PD는 "게임의 시작점이 몬스터 헌터 월드일 뿐 향후 본가 시리즈 내 다양한 게임 속 콘텐츠들이 몬스터 헌터 나우에 추가될 예정"이라며 "향후 출시될 몬스터 헌터 IP 후속작들과의 연계, 때로는 직접적인 컬래버레이션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언틱은 오는 10월 7일, 한국 서울에서 오프라인 행사 '포켓몬 고 시티 사파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에서 '사파리 존'을 열기도 했다.
스가 켄토 디렉터는 "과거 포켓몬 고 마케팅 담당자로서 각국의 오프라인 행사를 다니며 현장의 즐거움을 체감해왔다"며 "몬스터 헌터 나우 역시 이용자들과 오프라인에서 호흡하는 것을 원하며, 원작의 세계관에 어울리는 이름과 형태의 행사를 기획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켄토 디렉터는 과거 한국의 오프라인 행사에도 여러 차례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나이언틱에서 한국 게임 IP를 활용한 AR 게임을 개발할 수도 있냐고 묻자 "새로운 IP와 함께 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며 "한국 역시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는 곳인 만큼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응답했다.
스나노 겐키 PD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열정과 관심을 보내주는 많은 한국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몬스터 헌터 팬들은 물론 원작을 접하지 않은 일반 게이머들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치바=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