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로 RSA·ECC 무력화 우려…PQC 전환 가속화
미국 NSM-10 등 정책 기반 전환 중…한국도 마스터플랜 수립
LG유플러스, 실무형 인재 발굴 위한 PQC 공모전 개최
미국 NSM-10 등 정책 기반 전환 중…한국도 마스터플랜 수립
LG유플러스, 실무형 인재 발굴 위한 PQC 공모전 개최

PQC는 기존의 평면적 퍼즐이 아닌, 다차원 구조의 '입체 큐브 퍼즐'로 비유된다. 층마다 고차원의 수학적 문제들이 얽혀 있어, 한 부분을 푼다고 전체 구조가 쉽게 해독되지 않는다. 특히 격자 기반(Lattice-based) 암호처럼,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힘든 난제를 포함하고 있어 차세대 보안기술로 주목받는다.
양유진·송강수·손기종(한국인터넷진흥원)저자의 논문 '국내·외 양자내성암호 표준화 및 전환 정책 동향 분석'에 따르면, 세계는 이미 '정책' 중심의 양자내성암호 구조 전환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은 NIST(국립표준기술연구원)를 주축으로 PQC 알고리즘 표준화를 진행하며, 백악관은 2022년부터 "국가 암호체계를 2035년까지 PQC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안보각서(NSM-10)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연방기관은 암호 자산 식별과 전환 우선순위 지침인 M-23-02, 민간 이행 로드맵인 SP 1800-38 시리즈, 기술 도입을 위한 CISA의 세부계획 등을 연이어 내놓았다.
저자는 "미국은 PQC 전환에 있어 명확한 정책 로드맵과 기관 간 연계 기반을 마련한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은 ETSI(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를 중심으로 '반복적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으며, 독일·일본·중국은 각국 전략에 맞춘 표준화 및 상용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도 양자내성암호 전환 흐름에 발맞춰 간다. 2023년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범국가 양자내성암호 전환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제도·기술 기반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전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주요국의 정책적 사례를 참고한 액션플랜 수립과 부처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 발굴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정보보호학회, 크립토랩과 함께 국내 대학(원)생 대상 '양자내성암호 전환 기술 공모전(PQC Migration Challenge)'을 개최한다.
공모 분야는 △FPGA·ASIC 기반의 알고리즘 성능 최적화 △통신·SW 서비스 실증 적용 사례로 나뉘며, 참가자들은 'PQC 마이그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알고리즘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다. 해당 플랫폼은 정부 주도의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 일환으로 만들어졌으며, 부채널 분석 도구, API, 성능 측정 기능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공모 접수는 오는 9월 12일까지이며, 기술 완성도·보안성·실용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쳐 11월 수상작이 발표된다. 대상(1팀)은 500만 원, 최우수상(2팀)은 각 300만 원, 우수상(2팀)은 각 200만 원의 상금을 주며, 일부 기술은 공공 및 민간 보안 시스템에 실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공모전 외에도 PQC 기술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온라인 기술 세미나도 운영 중이다. 지난 25일 열린 첫 번째 세미나에서는 크립토랩 최형민 박사가 '현대 암호의 이해'와 'PQC 기술과 국제 표준화 동향'을 소개했다.
김영희 NIA 양자기술활용센터장은 "PQC는 양자 시대의 정보 주권을 지키는 핵심 전략"이라며, "이번 공모전이 국내 생태계 확산과 실용화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주엄개 유선사업담당 상무는 "양자내성암호는 미래 디지털 사회의 신뢰 인프라"라며 "기술 고도화와 인재 육성을 동시에 추진해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