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열풍

전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기차의 안정적인 보급과 높은 성장 가능성이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폭스바겐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정부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대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기차 인프라 확충이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정부와 기업은 충전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영국은 5600만파운드(약 881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금은 기존 충전소 확대는 물론 주거용 충전기 설치 확대 등에 쓰일 계획이다.

호주도 정부가 나서는 모습이다. 호주 전체 인구의 32%가 밀집되어 있는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지역 전역에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억900만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한다. 서호주 정부도 최근 충전 인프라 확장을 위해 기업에 1500만달러(195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민관이 협력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발전협의위원회를 열었다. 협의회에서는 올해 2005억원에서 내년 3025억원으로 예산이 대폭 늘어난 2023년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추진 계획을 논의하고 충전사업자의 영업비 문제 및 충전기 고장방치 등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협의했다.

기업들도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독일 지멘스는 미 텍사스주 그랜드프레디와 2억5000만달러(3261억원)를 투자해 100만개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미국 전역과 캐나다 일부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1800여곳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핀란드의 충전소 업체 켐파워는 4100만달러(531억원)를 들여 미국에 관련 생산시설을 짓는다.
현대차는 국내 주거 환경을 고려해 아파트 단지 내 충전 인프라 확충사업에 나선다. 또 자사 고속 충전기 브랜드 이핏(E-pit)을 상반기 내에 국내 주요 도심 20곳에 추가 설치한다. SK시그넷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 중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근에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SK시그넷 유럽이 영국에서 100억원 규모의 첫 수주 계약을 맺었다.

이들이 충전기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업체별로 다르지만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된다. 먼저 자동차 업체의 경우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함이다. 전기차 구매에 있어 가장 고려되는 사항으로 충전 인프라가 우선시되는 만큼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800만대를 넘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는 802만대로 전년 대비 67.9% 늘었다. 2020년(222만대)와 비교해서는 261%가 늘었다. 이와 함께 충전소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국내의 경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20만5202개로, 2018년(2만7300개)과 비교해 10배가량 증가했다.

두 번째로는 높은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다. 독일 컨설팅사 롤랜드버거는 올해 550억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전기차 충전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3250억달러(약 4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충전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향후 5년간 4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니퍼 리서치는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향후 5년간 전기차 충전 수익이 4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660억달러 수준에서 2027년 3000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