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흥행한 듯 보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대비 공모기업 수는 늘었으나 공모 규모 면에서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가 역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기준 IPO 기업 수는 41개사로 지난해 4분기 38개사보다 7.9% 늘었다. 10월과 11월에 각각 20개사, 19개사로 기업들의 IPO가 몰렸다.
앞서 IPO 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각광 받았던 지난 2020년에는 10월 8개사, 11월 8개사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역시 각각 14개사로 올해에 비해 적었다.
그러나 공모금액 규모는 반대다. 올해 4분기 공모금액은 늘어난 공모기업 수에 비해 저조하기 때문이다.
올해 4분기 기준 공모금액은 7320억원가량이다. 반면 지난 2020년과 지난해 4분기에는 공모금액이 각각 1조9480억원, 2조8790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금액이 올해 4분기에 이처럼 줄어든 이유는 중소형 기업들의 상장이 대부분인 데다 공모가가 밴드 하단 미만에서 결정된 기업들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4분기 기준 IPO 기업들 중 공모가 밴드 하단 미만의 기업은 50.0%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15.0% 대비 35.0%p 늘었다.
게다가 올해 4분기 상장기업들은 공모가 대비 상장일 수익률도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시가 상승률 평균을 비교해보면 올해 4분기에는 19.4%로 지난해 4분기 52.2%보다 32.8%p 하락했다. 공모가 대비 종가 상승률 평균 역시 15.8%로 지난해 4분기 40.8% 대비 25.0%p 떨어졌다.
예를 들면 저스텝, 큐알티, 제이아이테크, 윤성에프엔씨, 엔젯, 유비온 등의 시가 상승률이 저조했다.
문제는 내년 1월에도 IPO 시장의 암울함이 이어질 전망이다. 예정된 대형 IPO 기업이 없는 데다 1월은 통상적으로 상장기업 수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박세라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는 코스닥 위주의 중소형주 상장이 이어지면서 공모금액의 규모가 작았다"며 "공모기업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늘었으나 규모 면에서는 저조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오는 1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에 견줄 수 있을 만한 대형 IPO 기업이 예정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은 12조7500억원 상당의 공모금액을 모았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