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보상 절차가 시작됐다. 그러나 합리적인 보상이 이뤄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카카오는 최근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접수 기간을 11월 1일에서 6일로 연장했다. 카카오 측은 "더 많은 분이 신청할 수 있도록 연장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구체적인 피해접수 건수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밝힌 피해접수 건수는 약 4만5000건 수준이다.
피해접수에 따른 보상 외에 카카오 계열사 별로 일괄보상 절차도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톡은 최근 유료 구독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자를 대상으로 구독기간 3일 연장을 진행했다. 또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노조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서비스 장애에 따른 지원 방향도 협의했다.
이처럼 서비스 장애에 따른 보상 절차가 마련되고 있지만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워낙 서비스 장애 규모가 광범위했고 무료 서비스를 보상범위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감에서 유료 서비스 피해에 따른 보상액 규모가 약 40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도 강하게 요구되는 만큼 카카오도 이에 대해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센터장은 당시 "무료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간접피해가 많아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피해보상에 고심하는 사이 여러 단체와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보상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는 카카오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반영할 피해보상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또 카카오페이지와 웹툰은 이용들에게 각각 3000캐시를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작가와 콘텐츠 제공자(CP)에게 지원금 50억원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서 카카오의 보상 약관과 별개로 신속한 보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은 지난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 당시 사례를 참고해 일괄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워낙 다양한 영역에서 피해가 발생한 만큼 보상 이후에도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유료 이용자들에 대한 일괄보상 기준은 정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무료 이용자들에 대해서는 보상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카카오가 보상을 거부할 수도 있다. 법조계에서도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금전적 손해를 직접 받지 않은 경우라면 보상 받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이로 인한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고 이를 증명할 수 있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무료 서비스에 대해서도 일부 보상하도록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고 김범수 센터장까지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는 만큼 이에 대한 긍정적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상공인·작가에 대해서는 보상금액을 제공하는 대신 서비스 개선의 형태로 보상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와 대리운전노조는 장애시간 동안의 기대 수익을 보상하는 대신 미래 운행에 대한 지원 및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협의한 바 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CP사에 대한 기대 수익 보상 대신 자금지원 형태로 보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피해보상 정책과 규모는 피해사례 접수가 마무리되는 6일 이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