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8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메타버스 유망주 애니컬러가 3개월 만에 주가가 2배로 치솟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어권 시장에서 거둔 성과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결과로 분석된다.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4800엔(약4만6540원)에 거래되기 시작한 애니컬러의 주가는 이달 16일 들어 주가 1만엔(약 9만7000원)을 돌파했다. 20일에는 최고 1만2660엔(약 12만원)까지 치솟았다가 1만840엔(약 1만512원)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애니컬러는 '이치카라(いちから)'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7년 5월 설립된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 기업이다. 이듬해 2월 버추얼 유튜버 '츠키노 미토'를 데뷔시키며 가상 엔터테인먼트 사업 추진에 나섰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인간이 모션캡처 기술을 활용,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개인방송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니컬러가 운영하는 버추얼 유튜버 그룹 '니지산지'에는 일본 본토 기준 143명, 영어권 26명 총 169명이 소속돼있다. 또 빌리빌리와 협업한 중국 그룹 '버추얼 리얼'에도 48명이 활동해 총 217명이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니지산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튜버는 올 5월 데뷔한 이래 163만 구독자를 끌어모은 일본의 '햐쿠만텐바라 살로메', 지난해 12월 데뷔한 후 올 상반기 유튜브 슈퍼챗 수익 8억5745만원을 기록해 세계 모든 유튜버 중 1위를 차지한 114만 유튜버 '복스 아쿠마' 등이 꼽힌다.
애니컬러에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는 영미권 시장에서의 성과로 보인다. 미래 시장으로서 성장 잠재력은 물론, 올 하반기 들어 계속되는 달러 강세가 외화를 버는 업체에게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복스 아쿠마'는 영국인 버추얼 유튜버다. 그와 함께 데뷔한 동기 4인은 모두 76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 7월 25일, 이들의 후배로 영어권 그룹(니지산지EN) 6기 6인이 데뷔, 두 달 만에 전원 24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공시에 따르면 애니컬러는 일본 회계연도 기준 1분기(4월~6월) 매출 59억엔(약 571억원), 영업이익 21억엔(약 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13%, 영업이익 152%가 증가했다. 타즈미 리쿠 대표이사 이하 임원진이 지분 46.11%를 보유 중이며 주요 주주로는 LC펀드(10.29%, 이하 지분율), 빌리빌리(7.34%), 일본의 벤처 캐피탈 하이브(6.91%), 소니 뮤직 재팬(5.14%) 등이 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니지산지EN(영어권 그룹)의 매출이 지난 1분기 16억엔(약 155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며 "내년까지 영미권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