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美 LNG 수출, 10년 만에 세계 에너지 구원투수로…카타르 중단에도 ‘안보 방패’ 확인

셰니에르 에너지 2016년 첫 수출 이후 9개 터미널서 일일 약 190억 입방피트 기록 경신
러시아 가스 대체하며 유럽 의존도 68%로 확대…푸틴 전쟁 재원 압박 효과
트럼프 행정부, 수출 허가 중단 해제하고 신규 터미널 승인 가속…2031년까지 물량 2배 전망
호르무즈 봉쇄 시 '유일한 대안' 부상…글로벌 수급 격차 해소할 핵심 열쇠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가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 비상이 걸렸으나,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역량이 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안보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가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 비상이 걸렸으나,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역량이 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안보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가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 비상이 걸렸으나, 지난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한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역량이 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안보 방패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미국 본토의 첫 수출이 시작된 2016년 이후 10년 만에 미국이 호주와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으며, 이러한 에너지 패권이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가스 빈자리 메운 미국…유럽 수출 비중 68%까지 확대


미국은 수십 년간 천연가스 순수입국에 머물렀으나 2000년대 중반 셰일가스 혁명을 기점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20162월 수입 시설을 수출용으로 전환해 첫 물량을 선적한 이후, 현재 미국은 8개의 LNG 수출 터미널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일일 약 150억 입방피트의 가스는 겨울철 8000만 가구에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특히 2022년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산 LNG의 진가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유럽의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은 전쟁 이전보다 두 배 늘어난 68%에 이른다.

현재 미국이 유럽에 수출하는 가스 규모는 전쟁 전 러시아가 공급하던 물량과 맞먹는다. 이러한 공급 확대는 국제 가스 가격을 안정시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수 있는 정치적 토대를 제공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입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올해 1~2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러시아 예산의 40%가 군사비로 전용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가스 수출이 사실상 푸틴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압박하는 전략 무기가 된 셈이다.

중동발 공급 충격에도 가격 방어…트럼프, 2031년까지 수출 2배 확대 추진


최근 이란과 카타르를 둘러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전 세계 LNG 물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시장의 동요는 과거보다 덜하다. WSJ은 미국의 수출 증대가 중동 지역의 공급 충격에 대한 유럽의 취약성을 획기적으로 낮췄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되는 국면이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환경론자들의 처지를 수용해 LNG 수출 허가를 일시 중단했으나, 백악관을 탈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이 조치를 해제했다. 미 에너지부(DOE)는 현재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 신규 터미널 건설을 포함한 확장 사업을 신속히 승인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LNG 수출량은 40%가량 급증했으며, 오는 2031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LNG 수출액은 하루 약 15000만 달러(2190억 원)에 달하며, 이는 미국 내 공급망 전반에 강력한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산 LNG가 세계 경제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에너지 수출이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 국가 안보의 핵심축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내수 가격 상승 논란과 인프라 제약…수출 규제보다 파이프라인이 관건


성공적인 수출 가도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정치권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지난주 민주당 상원의원 10명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수출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LNG 수출 탓에 지난해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55% 인상되어 가계 난방비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치로 본 실상은 다르다. 지난주 가스 평균 가격은 백만 BTU(영국열량단위)3.13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급등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대략 2~3달러 선을 유지해왔다. 이는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스 생산량이 20% 늘어나며 수출 물량을 소화하는 동시에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가스 가격이 높은 북동부 지역의 문제는 수출이 아니라 인프라 부족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팔래치아 셰일 가스전의 값싼 가스를 북동부로 실어 나를 파이프라인 건설을 해당 지역 주지사들이 환경 보호를 이유로 막아왔기 때문이다.

중동전 장기화 시 유일한 탈출구…글로벌 수급 격차 해소의 핵심


전문가들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미국의 LNG 증산이 글로벌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OIES)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이 1년 이상 폐쇄될 경우 세계 LNG 공급량은 2024년 대비 약 1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앤 소피 코르보(Anne-Sophie Corbeau) 콜롬비아 대학교 국제에너지정책센터 연구원은 지난 1일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 인터뷰에서 "LNG 시장에는 원유와 같은 여유 생산 능력이 거의 없다""카타르 등 중동발 공급이 차단될 경우 미국, 호주, 캐나다의 신규 프로젝트 물량만이 이 거대한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로 속도가 붙은 미국 내 5개 이상의 대규모 LNG 프로젝트가 2026~2028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어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맞설 가장 강력한 '에너지 완충지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LNG 수출은 이제 단순한 상품 거래를 넘어 글로벌 안보 지형을 재편하는 전략 자산이 됐다. 중동과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맞서 미국이 셰일 혁명으로 쌓아 올린 에너지 방벽이 앞으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을 얼마나 더 줄여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