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넷이즈가 협력 개발한 '디아블로 이모탈'의 중국 출시가 연기됐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길들이기'의 연장선이란 해석이 나온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 '곰돌이 푸'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출시 연기는 공식 웨이보 계정이 '곰돌이 푸'의 사진을 게시했다가 정부에 의해 금지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곰돌이 푸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비판하기 위한 표상으로 활용된다"고 현지시각 20일 보도했다.
홍콩 매체 남화조보에 따르면 '디아블로 이모탈' 공식 웨이보 계정은 지난 17일 '관계 법령 위반'을 이유로 게시물 삭제·활동 중단 처분을 받았다. IGN(Imagine Games Network) 등 게임 전문지들에 따르면 이날 삭제된 게시물에 '곰돌이 푸' 이미지가 첨부돼있었다.
곰돌이 푸는 영국 아동문학 작가 앨런 밀른이 1926년 출판한 동화를 원작으로 해 월트 디즈니가 1966년 첫 선을 보인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명칭이다. 동명의 주인공 캐릭터 '곰돌이 푸'는 노란색 몸에 붉은 셔츠를 입은, 느긋한 성격의 곰 캐릭터로 묘사된다.
중국 정부는 최소 2017년부터 곰돌이 푸를 시진핑 주석을 희화화한 캐릭터로 규정, 미디어 규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8년에는 곰돌이 푸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 금지됐으며 올 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일본 피겨 스케이팅 선수 하뉴 유즈루가 소지한 '곰돌이 푸' 인형이 반입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지난 3일 글로벌 출시된 이래 2주만에 2400만달러(약 3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23일 출시를 앞두고 1500만명 이상이 사전 등록하며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넷이즈 측은 지난 19일 "그래픽·네트워크 성능 최적화 등을 이유로 출시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넷이즈 주가는 17일 151.5홍콩달러(약 2만4873원)에서 20일 최저 136달러, 종가기준 141달러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