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 2021'에서 넷게임즈의 김용하 프로듀서(PD)가 '블루 아카이브' 개발 비화에 대해 19일 발표했다.
지스타 2021 컨퍼런스에서 '덕후 PD 커리어 리뷰'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한 그는 21년 전 프로그래머로 게임계에 입문한 후 여러 게임을 거쳐 '블루 아카이브' 개발까지 이른 과정을 설명했다.
김용하 PD는 "게임 개발 PD의 핵심 업무는 개발 과정을 감독하는 것은 물론, 경영진과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블루 아카이브는 박용현 대표가 제시한 '일본에서도 먹힐 수 있는 서브컬처 게임'이라는 비전 하에 개발한 게임"이라고 밝혔다.
판타그램에서 '킹덤 언더 파이어(2000)'와 '샤이닝 로어(2002)', 넥슨에서 '마비노기(2004)' 등에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던 김용하 PD는 "처음 프로듀서 일을 했을 때에는 프로젝트마다 실패했다"며 "게임 기획은 물론, 동료를 구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역량 면에서 부족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용하 PD는 아이덴티티 게임즈에서 이상균 스마일게이트 PD, 김덕영 넷이즈 PD, 손광재 크래프톤 아트 디렉터, 한대훈 스튜디오HG 대표 등과 MMORPG '프로젝트 B6'를 개발했으나, 이 마저도 출시가 좌절됐다.
아이덴티티 게임즈는 2010년 9월 샨다 게임즈(현 셩취 게임즈)에 약 1200억 원에 인수됐다. 김 PD는 "경영진이 바뀜에 따라 기획 의도가 어긋나기 시작해 결국 프로젝트가 좌초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에서 '큐라레: 마법 도서관', '포커스 온 유' 등을 담당했던 김용하 PD는 2018년 넷게임즈로 둥지를 옮긴 후 '블루 아카이브' 개발에 착수했다.
김 PD는 "기획 초기에는 '소녀전선', '벽람항로' 등 '사물 미소녀화'가 대세였으나, '명일방주'처럼 독창적인 신규 IP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며 "분대 단위 총격전 전략 RPG '엑스컴'에 주목, 프로젝트 명을 '모바일 엑스컴(MX)'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서 매출 최고 4위, 국내에선 19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에 올랐다. 김 PD는 "매출도 중요하지만 픽시브 등에서 2차 창작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 더욱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이용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IP가 되는 것이 '블루 아카이브'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지난 2월 론칭한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서버서 '하츠네 미쿠'와 콜라보한 데 이어 홀로라이브 소속 버추얼 유튜버들에 스폰싱을 단행, 협찬 방송을 진행해 서브컬처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용하 PD는 "두 업체와 콜라보하는 것에 일본 운영을 맡은 요스타, 국내·글로벌을 맡은 넥슨 모두 흔쾌히 협조했다"며 "현재 더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추진 중이며, 자세한 내용을 곧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