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트럼프 행정부, 차세대 원자로 '환경영향평가 면제' 강행...원전 확대 속도전

안전성 근거로 규제 대폭 완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명분
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현대건설 등 파트너십 맺은 韓 기업들 수혜 기대감
 미 에너지부(DOE)가 신규 실험용 원자로를 국가환경정책법(NEPA)의 주요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범주형 제외(Categorical Exclusion)'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 에너지부(DOE)가 신규 실험용 원자로를 국가환경정책법(NEPA)의 주요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범주형 제외(Categorical Exclusion)'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원자로 건설의 핵심 규제였던 환경영향평가를 전격 면제하며 원전 생태계 복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지난 2일(현지시각), 미 에너지부(DOE)가 연방 관보를 통해 신규 실험용 원자로를 국가환경정책법(NEPA)의 주요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범주형 제외(Categorical Exclusion)'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앞으로 건설될 차세대 원자로는 건설 및 운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거나, 사고 발생 시 예상되는 결과를 대중에게 서면으로 보고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면제받게 된다.

'타고난 안전성' 내세워 여론 수렴 생략... 7월 가동 목표


미 에너지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와 관보에 따르면, 이번 규제 완화의 근거는 차세대 원자로의 '내재적 안전성'이다.

에너지부는 관보에서 "이 범주에 속하는 원자로들은 수동형 안전 시스템(Passive Safety Systems) 등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설계 특징을 갖추고 있다"라며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극도로 낮아 별도의 환경 검토가 불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원자력 산업 활성화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다.

에너지부는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최소 3기의 차세대 실험용 원자로를 가동한다는 목표 아래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깊다.

참여과학자연대(UCS)의 에드윈 라이먼 원자력 안전 국장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검증되지 않은 실험적 노형에 안전 점검 면죄부를 주는 것은 공공 보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비밀리에 완화된 안전 수칙... AI 전력난 해소 승부수


NPR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표에 앞서 에너지부는 원자로의 안전 및 환경 수칙을 비밀리에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의 내부 지침에서 환경 보호 의무를 규정한 문구가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must)'에서 '실용적인 경우 고려할 수 있다(may be given)'로 후퇴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무리한 속도전의 이면에는 실리콘밸리의 막대한 자본과 AI 산업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NVIDIA) 등 빅테크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SMR(소형모듈원자로)의 조기 투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약 10개의 원전 스타트업이 민간 자본과 결합해 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국 설계사와 손잡은 韓 원전 업계, 실질적 낙수 효과 기대


이번 미국의 규제 완화 조치는 미국 선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한국 원전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테라파워(TerraPower), X-에너지(X-energy) 등 미국의 주요 SMR 설계사들은 이미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한국의 제조 및 시공사를 핵심 파트너로 선정한 상태다.

미국 내 인허가 기간이 단축되면 한국기업들이 수주한 원자로 주기기 제작과 시공 시점이 대폭 앞당겨질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이 세계적인 'SMR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지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이번 정책이 강력한 추진력(모멘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로 도입 시기는 빨라지겠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논란에 대비해 우리 기업들이 독자적인 품질 보증 체계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제언하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trick26865@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