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불매·탈퇴 운동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했다.
올해 상반기 쿠팡은 승승장구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전국 곳곳 물류센터 건립에 투자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회적 기업으로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악재가 됐다. 지난 17일 덕평물류센터 화재 발생 당일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한국 쿠팡 의사회·등기이사직 사임 발표 시기가 겹치며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실 쿠팡은 이번 화재 당시 빠른 대처에 집중했다. 화재 다음날인 18일에는 강한승 대표이사가 직접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화재 발생 이틀 뒤인 19일에는 김범석 창업자가 고 김 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20일에는 고 김 대장의 유가족과 덕평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아직도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유 중 하나는 김범석 창업자에 대한 태도다. 지난 1년 동안 쿠팡의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9명이 숨졌지만, 김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사과한 적은 없었다. 이번 화재 사건 당일에는 한국 내 지위를 모두 내려놓자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김범석 창업자가 직접 나서 진심 어린 사과를 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동안 쿠팡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슬로건을 내세우며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을 고수해왔다. 현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를 바라고 있다. 소비자 편의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쿠팡의 규모에 맞게 책임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