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을 둘러싼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롯데그룹이 새로운 인재 등용과 활발한 기업 인수 추진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CJ그룹(이하 신세계‧CJ) 등 ‘유통공룡’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통 생태계가 온라인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것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의 유통 맞수 신세계는 네이버와의 지분 맞교환, ‘SSG랜더스’ 야구단 창단과 여성패션 편집몰 ‘W컨셉’ 인수까지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롯데를 자극했다. 신세계는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 잔여 지분 인수와 국내 미디어 업계 M&A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보다 먼저 네이버 풀필먼트 생태계에 합류한 CJ대한통운도 네이버와 머리를 맞대고 신선식품‧동대문 패션·가전제품·명품에 이르기까지 물류 서비스 관련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롯데온’의 부진으로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라인 사업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던 롯데그룹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7조 6000억 원으로, 연간 20조~22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이베이나 쿠팡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오는 28일 출범 1주년을 맞는 롯데온은 과감한 인재등용으로 조직에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롯데는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롯데온 대표(부사장)로 정식 인사발령을 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을 이끈 나 대표가 맥없이 꺼진 롯데온의 불씨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가 롯데온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롯데온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 대표는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외부 인사를 새로 영입하는 등 조직 정비도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신세계, SK텔레콤, MBK파트너스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최종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올랐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오는 5월 4일 ‘요기요’ 예비입찰 참여를 두고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가는 각각 5조 원, 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또 롯데는 코스닥 상장기업 엔지켐생명과학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이오산업 진출을 추진하고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함으로써 신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이 일본 출장 한 달여 만에 국내 경영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베이코리아‧요기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추진과 바이오·배터리·스마트모빌리티 등 신사업 구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롯데의 상징을 바꿀 정도의 과감한 사업 재편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롯데는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새롭게 재도약하는 터닝포인트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아직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없지만 여러 부문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