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계획은 지난해 핫 이슈 중 하나였다. 합병이 완료되면 자산 9조 원, 연간 거래액 15조 원, 하루 거래 건수 600만 건에 이르는 초대형 유통기업이 탄생한다.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 단위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와 GS홈쇼핑의 배송 역량이 합쳐져 오프라인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통합을 앞둔 양사의 수장이 모두 소띠 CEO라는 점이다.
1961년생인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GS 오너가의 3세로, 고(故)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허 부회장은 올해 오는 7월 GS홈쇼핑과 합병 절차를 마무리 짓고 온·오프라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김호성 GS홈쇼핑 대표(사장)는 허 부회장과 동갑내기다.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고려대학교 동문 선후배 사이인 김 대표는 증권가에 종사하다 2003년 허 회장의 제안을 받고 GS홈쇼핑에서 금융서비스부문장·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핵심 부서인 영업본부 전무로 승진했고 2015년부터는 부사장에 올라 허 회장 옆에서 회사의 경영을 도왔다.
지난해 초 허 회장으로부터 GS홈쇼핑의 수장 자리를 넘겨받은 김 대표는 비대면 소비 추세를 기회로 삼아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GS그룹 7개 상장계열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GS홈쇼핑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다.
GS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019년 3분기 197억 원에서 2020년 3분기 383억 원으로 9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802억 원에서 2868억 원으로 2.4% 늘어났다.
◇ 허연수·김호성이 떠 안은 '통합 과제'는?
온라인쇼핑몰의 대표격인 ‘아마존’이 아마존고, 아마존프레시, 홀푸드 같은 오프라인 점포로 확장하고, ‘네이버쇼핑’은 CJ대한통운과 협력하고 ‘쿠팡’은 대규모 물류배송 인프라와 결합한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는 등 최근 온‧오프라인과의 결합은 유통가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했다.
이에 허 부회장과 김 대표는 지난해 GS25 점포 판매 와인을 GS홈쇼핑 모바일 앱에서 주문을 받거나, GS리테일 콜드체인망을 활용해 GS홈쇼핑의 식품류를 당일 배송하고 공동 기획 상품을 출시하는 등 협업 과제를 수행하며 기회를 엿봤다.
올해는 그간 허 부회장의 걱정거리였던 온라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돌파구 찾기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도 허 부회장과 함께 그간 쌓인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라인몰의 경쟁력을 높여 네이버쇼핑‧쿠팡에 대항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며 "어느 때 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성 GS홈쇼핑 대표는 “GS홈쇼핑은 창립 이후 25년간 TV홈쇼핑 시장의 개척, 멀티미디어 쇼핑 대중화, 모바일 커머스로의 전환, 디지털 역량 강화 등 변신을 거듭해 왔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지속하는 GS홈쇼핑 임직원의 DNA가 더 큰 터전 위에서 크게 뻗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