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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유통권 놓고 삼파전…광동 vs 풀무원 vs 동화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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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다수 제품 이미지. 사진=제주개발공사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 ‘제주삼다수’의 유통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 기존 유통사인 광동제약과 새롭게 도전장을 낸 풀무원에 이어, 동화약품까지 입찰에 참여하면서 ‘삼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24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삼다수 도외 위탁판매사업자 공모에 총 11개 업체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난달 열린 사업설명회에 20여 개 기업이 관심을 보였으나 실제 입찰 참여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번 입찰은 삼다수 유통권의 범위가 기존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도외 유통만 위탁했지만, 이번부터는 편의점·온라인·SSM(기업형 슈퍼마켓)뿐 아니라 대형마트 유통까지 포함됐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의 유통은 그동안 개발공사가 직접 맡아왔으나, 새 위탁사는 모든 유통채널을 일괄 수탁받게 된다.

이에 따라 유통 사업 규모도 연간 4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개발공사의 도외 대형마트 및 SSM 출고량은 약 12만t에 달한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기존 유통사인 광동제약과 생수 브랜드 ‘풀무원샘물’을 보유한 풀무원,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생수 시장 진입을 노리는 동화약품이다.

광동제약은 2012년부터 삼다수 도외 유통을 맡아왔으며, 그간 ‘4년 계약+1년 연장’ 방식과 두 차례 4년 계약을 체결해왔다. 지난해 전체 매출 9748억원 가운데 삼다수 관련 매출이 3197억원으로 약 32.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따라 광동제약은 입찰 참여를 일찌감치 공식화하고 유통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무원은 자회사 풀무원샘물을 통해 생수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에 처음 삼다수 유통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해 풀무원샘물의 매출은 924억원 수준으로, 삼다수 유통을 맡게 될 경우 단숨에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부채표 활명수’로 잘 알려진 동화약품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제약업계 최장수 기업으로 알려진 동화약품은 이번 입찰 참여를 통해 생수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오너 4세인 윤인호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추진되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984년생인 윤 대표는 고(故) 윤창식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이다. 2013년 동화약품 재경부에 입사한 후 2019년 등기임원으로 선임됐으며, 이후 전통 제약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왔다. 삼다수 유통권 확보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농심은 이번에도 끝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두 차례 유통권 입찰에서도 고심 끝에 불참을 결정했던 농심은 자체 생수 브랜드 ‘백산수’를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과거 1998년부터 14년 이상 삼다수 도외 유통을 맡아오다 광동제약에 유통권을 넘긴 바 있다. 이후 백산수를 연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자사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에 집중하기 위해 입찰에 불참했으며, 제주용암수를 판매하는 오리온, 동원샘물을 유통하는 동원F&B, 한국코카콜라를 자회사로 둔 LG생활건강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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