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격이 치솟으면서 즉석밥 시장에도 가격 인상이 반영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지만, 당분간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쌀(일반계) 20㎏ 소매 가격은 5만 8456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1152원인 것과 비교하면 약 14% 올랐다. 최근 3년 동안 6만 원대에 육박한 것은 최근이 처음이다. 2017년은 연평균 4만 원, 2018년에도 연평균 5만 원을 넘지 않았다.
이는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 9월 통계청은 2020년 쌀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1만t 감소한 33만 1000t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올해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예상치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식품업계 쌀 소비량은 늘고 있어 쌀값 인상에 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상반기(1~6월) 즉석밥 시장규모는 약 212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 성장했다. 1인 가구 증가로 직접 쌀 대신 조리가 간편한 즉석밥과 도시락 등을 구매하고 있어서다.
이에 일각에서는 쌀값이 치솟으면서 즉석밥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즉석밥 가격도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뚜기는 이미 지난 9월 '오뚜기밥' 등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2017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오뚜기는 즉석밥 가격 인상에 대해 쌀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즉석밥 시장 부동의 1위인 CJ제일제당의 '햇반' 역시 올해 초 가격 인상을 진행해 당분간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즉석밥 햇반의 가격을 9% 인상했다. 주요 원·부재료와 가공비 등이 지속 상승하고, 쌀값 인상분을 반영해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잡곡밥 위주로 즉석밥 제품을 출시하는 동원F&B는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가격은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인 만큼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