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과 네이버가 지분 교환 형식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통업계에서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난 14일 CJ그룹은 네이버와 폭넓은 사업 제휴로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네이버쇼핑'의 향후 성장성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기준 거래액 약 21조 원으로 국내 이커머스 채널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출범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포털 1위인 네이버를 기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시장 지배력을 논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상반기 네이버쇼핑 신규 입점 스마트스토어 수는 지난해 대비 61%나 늘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로 네이버쇼핑이 두 가지 측면에서 이점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CJ대한통운과 협력으로 배송 경쟁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쇼핑은 최대 강점으로 검색 지배력, 최대 약점으로 자체 물류·배송망 부재로 꼽혔다. 배송 문제는 판매자들이 개별적으로 부담해왔고, 이로 인해 배송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네이버는 다양한 물류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왔다. 풀필먼트 전문 기업 위킵, 두손컴퍼니, 신상마켓에 투자한 이후 최근에는 패션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를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브랜디에도 1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 제휴 상대는 스타트업을 넘어 물류업계 시장 점유율을 50%가량 차지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이다. 단순한 협력이 아닌 지분 교환을 통한 제휴로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두 번째로는 콘텐츠 부문을 쇼핑에 접목해 '커머스 포털'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CJ ENM은 한류를 주도하는 등 방송 콘텐츠 역량이 큰 기업이다. 라이브 방송, 소셜미디어(SNS) 연계 등 쇼핑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이 점점 커지는 만큼 미디어 콘텐츠와 쇼핑의 시너지도 기대할만하다.
이커머스 업계는 각자 차별화된 전략을 고수하며 경쟁할 예정이다. 물류 시스템이 강화되면 소비자들이 접근성과 편의성 때문에 네이버쇼핑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네이버쇼핑의 존재감이 급격히 커지고, 계속 경쟁사로 꼽혀왔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머스 사업에 주력하려면 물류 시스템 강화는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다만, 온라인 유통 시장이 점점 더 주류 위주로 재편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