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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으로 증명한 경쟁력…K조선 빅3, 수주 질로 슈퍼사이클 재진입 '가시권'

조선업 경쟁 기준 변화… 고부가 전략, 조선 빅3 실적 갈라
글로벌 발주 회복 흐름… 한국 조선 경쟁력 재확인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해 인도한 LNG 운반선,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운반선,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위에서부터). 사진=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해 인도한 LNG 운반선,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운반선,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위에서부터). 사진=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친환경 규제 강화와 선종 고도화 흐름 속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실적과 수주 잔고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산업 체질 변화를 입증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은 실적 지표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확인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합산 영업이익은 5조87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2조1747억 원 대비 170.1%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 규모는 6조 원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매출은 53조2716억 원으로 15.3% 늘었다.

실적 반등의 배경에는 수주 구조의 질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고, 해당 물량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과거 저가 수주 중심의 외형 성장과 달리 선종 믹스 자체가 고도화됐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글로벌 조선 시장의 구조적 대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수주 물량 기준으로는 중국 조선소들이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 세계 신규 수주와 수주 잔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20% 안팎에 그친다. 다만 이 물량 대부분은 벌크선과 중소형 컨테이너선 등 저선가·저수익 선종이 중심이다.
반면 실질적인 이익과 수익성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앞서고 있다. 중국 조선소가 수주 '양'을 늘리는 사이, 국내 조선 빅3는 LNG 운반선과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을 유지하며 인도 물량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수주량이 아니라 수주 질과 인도 실적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조선업의 경쟁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IMO는 203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20% 감축하고, 30% 감축을 목표로 노력한다는 중간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LNG 이중연료 추진선과 고효율 엔진, 친환경 설계 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 조선소들이 혜택을 보는 구조다.

실적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는 수주 잔고가 거론된다. 조선 빅3의 작년 말 기준 수주 잔고는 1244억5200만 달러로, 환율 기준으로 180조 원대에 이른다. 최소 3년에서 4년 이상 일감이 확보된 상태로, 단기 시황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실적 개선 폭은 더욱 선명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 3조904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2.3% 증가했다. LNG 운반선 인도 확대와 계열 조선소 전반의 원가 구조 개선이 맞물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9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66.2% 급증했다. LNG 운반선 인도 증가와 함께 잠수함·군함 등 특수선·방산 선박 비중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10조6500억 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매출 10조 원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86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5% 증가했다. LNG 운반선과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동시에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 기반이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공통적으로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친환경·고부가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각 사별 전략은 다소 차별화돼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대형 상선 풀라인업, 한화오션은 특수선과 방산,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와 해양설비(FPSO)에 각각 강점을 갖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일시적 반등이 아닌 구조적 회복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물량, 한국은 이익이라는 구도가 당분간 유지되는 한 조선 빅3의 실적 흐름도 견조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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