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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인스트루먼트, 실리콘랩스 인수 막판 협상…약 10조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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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인스트루먼트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무선 반도체 설계 업체 실리콘랩스 인수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약 70억 달러(약 10조 원)로 추산되며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을 계기로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인수·합병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는 흐름을 반영한 사례로 보인다.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인수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두 회사의 논의는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있으며 이르면 수일 내에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인수가 이뤄질 경우 실리콘랩스의 기업가치는 약 70억 달러(약 10조 원)로 평가되는데 이는 최근 기준 시가총액 약 44억 달러(약 6조 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실리콘랩스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36% 급등했다.

다만 협상 조건의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협상 일정이 지연되거나 논의가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이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2011년 내셔널세미컨덕터를 약 65억 달러(약 9조 원)에 인수한 이후 10여 년 만의 최대 규모 인수가 된다.

시가총액 약 2000억 달러(약 290조 원)에 이르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전력과 신호를 제어하는 아날로그 반도체에 주력하는 업체로 산업용 장비와 자동차는 물론 애플의 주요 반도체 공급사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엔비디아와 AMD처럼 AI 데이터센터 붐의 중심에 있는 고성능 디지털 반도체 업체들과는 구별되는 사업 구조다. 최근 1년간 실리콘랩스 주가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약 20% 상승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2024년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매니지먼트로부터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고 주주 환원을 확대하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 반면 실리콘랩스는 2021년 인프라와 자동차 부문을 매각한 이후 사물인터넷(IoT)에 쓰이는 무선 반도체에 집중해왔으며 이 점이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최근 분기 실적 전망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 확대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발표 이후 주가는 지난주 초 이후 약 14% 상승했다. 이 회사는 설계와 제조를 모두 수행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2024년 텍사스주와 유타주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약 16억 달러(약 2조 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앞서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미국 내 7개 공장에 600억 달러(약 9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추진해온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에 대응한 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물려 있으며 TSMC와 엔비디아 등도 유사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반도체 업계는 현재 AI 기술 확산에 따른 기회를 선점하고 기술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프트뱅크가 암페어컴퓨팅을 약 65억 달러(약 9조 원)에 인수했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는 인텔의 알테라 사업부 지분 51%를 인수하며 해당 부문 가치를 약 90억 달러(약 13조 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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