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사 위기에 빠지며 '고용 한파'를 겪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업계는 지난 상반기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최악의 위기에 몰려 있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7월까지 관광 분야 피해액을 5조 9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그중 여행업 피해는 4조 463억 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등록된 여행사는 지난해보다 600개나 줄어든 2만 1617개에 불과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통계를 봐도 마찬가지다. 이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4개월(3~6월)간 외국인 관광객은 5만 248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0%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관광산업의 취업유발인원도 11만 9000명 줄었고 관광산업 생산유발액은 13조 2000억 원 감소했다.
여기에 여행업계 양대 산맥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 2분기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급감했다. 여행사들보다 다소 상황이 나은 호텔업계 역시 홈쇼핑 판매, 대실 패키지 출시 등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대량 해고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여행업계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 관련 수당 일부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해왔다. 최근에는 지난 15일 종료 예정이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내년 3월 31일로 연장했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도 현행 180일에서 240일로 늘렸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행업계의 회복이 앞으로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대량 실업 등 업계 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지원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 최악의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장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부분 업체들이 필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을 순환근무나 휴직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인력 감축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 업체가 우리 국민의 해외 여행이나 방한 관광객 대신 국내 여행에 집중하면서 공급이 넘치는 점도 문제다. 이전과 달리 대형 여행사까지 국내 여행에 적극 뛰어들면서 일부 소규모 업체들은 인력 감축을 넘어 폐업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끊이지 않으면서 여행업계의 수익이 90% 이상 줄었다. 어쩔 수 없이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