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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내가 읽은 것이 나를 만든다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기사입력 : 2020-02-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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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여러분은 1년에 몇 권의 책을 읽나요?

연초에 많이 하는 다짐 중에 ‘독서00권’이 있습니다. 다독은 자랑이고 스펙이 됩니다. 학교에서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을 ‘다독왕’으로 시상합니다. 책 1만 권 독서를 앞세워 자신의 글과 강연을 홍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책을 안 읽는 것보다야 읽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의 40%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현실입니다. 학생과 대중을 대상으로는 우선 읽게 하고 많이 읽는 것을 권하겠습니다. 시간을 쪼개어 독서를 해나가는, 이미 많은 책을 읽어온 리더들과 ‘제대로 읽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의미 있는 독서라고 한다면 단순 정보 습득이나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미디어가 아닌 무엇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의 어느 철학자는 ‘읽고 말았다’고 표현합니다. 읽은 이상, 그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고 삶은 읽기 전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카프카의 그 유명한 서문에서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읽는 책이/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도대체 왜 우리가/그 책을 읽는 거지?’

다독은 이런 읽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다독하려면 속독을 해야 하죠. 빠르게 읽다 보면 글을 쓴 사람과 대화할 시간은 없어집니다. 표면적인 정보만 눈에 담을 뿐, 행간을 읽거나 내 생각을 꺼내어 보기는 힘듭니다. 니체도, 쇼펜하우어도, 나쓰메 소세키도, 스탕달도, 롤랑 바르트도. 헨리 밀러도, 마틴 루터도 ‘책은 적게 읽어라. 많이 읽을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됩니다. 삶의 ‘지혜’는 과거부터 말해져 왔다는 것을. 이후의 책들은 그것을 좀 더 알기 쉽게, 당시의 시대상에 맞춰 편집되고 재작성되어 반복할 뿐이라는 것을. 그렇게 다시 고전으로 돌아가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지루하고 읽기 힘들지만 결국 ‘지혜’가 출발했던 그 원점으로.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읽고 또 읽는 것이지요. 제 주위에도 독서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은 매년, 혹은 계절마다 반복해 읽는 책이 있습니다. 저도 저만의 경전을 찾아 요즘 오래 함께 한 책들을 다시 들추어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책을 읽어 왔나요?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한 권의 책은 무엇인가요?”

면접 등 상대방을 잘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 제가 꼭 하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받고 바로, 제대로 답할 수 있는 분은 평소 자기 철학과 주관이 분명한 분입니다. 답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답을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미가 독서라고 하는 분들도 이 질문을 드리면 곤혹스러워합니다. 질문과 상관 없이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을 설명하며 넘어가려는 분도 있고, 미처 대답하지 못하는 분도 많습니다. 대답이 오히려 실망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지(知)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나 장정일의 「빌린 책/산 책/버린 책」은 이런 면에서 훌륭한 기록입니다. 저자 정신의 뼈대를 세운 책이 무엇이었는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도 생각만 하고 아직 적지는 못했습니다만, 이제까지 기억에 남는 책들을 더듬어 가다 보니, 생각의 변곡점들과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들이 함께 떠올랐습니다.

과거로부터 읽었던 책을 더듬다 현재에 이르면, 앞으로 아무 책이나 읽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은 날이 아무리 많아도 출판되는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지요. 빠르게 탐색하되 신중히 골라야 할 것입니다.

내가 먹어온 것이 나의 몸을 만들고, 내가 읽어온 것이 나의 정신을 만듭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우선 일정량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먹은 것이 없으면 피폐해집니다만, 너무 많이 먹어도 소화가 안 됩니다. 좋은 것을 잘 먹어야 합니다.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사진없는 기자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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