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93조·SK하이닉스 436조, 합산 1200조 돌파
HD현대중공업 7위·한화에어로 9위…국가 전략산업 급부상
HD현대중공업 7위·한화에어로 9위…국가 전략산업 급부상
이미지 확대보기28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시가총액 및 순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올해 코스피는 기대와 테마 중심에서 실적 가시성과 산업적 중요도 중심으로 구조가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 반도체, 코스피의 '새로운 무게중심'
가장 극적인 변화는 반도체 섹터에서 나왔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318조 원에서 올해 말 693조 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 2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 넘게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우선주도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보통주·우선주 합산 시총은 760조 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의 질주는 더 가팔랐다. 지난해 말 127조 원이던 시총은 올해 말 436조 원까지 급증했다. 1년 사이 3배 이상 몸집을 키운 셈이다. 두 종목의 동반 상승으로 삼성전자(보통주·우선주)와 SK하이닉스 합산 시총은 사상 처음 120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선 수치다. 코스피가 다시 한번 '반도체 중심 지수'로 성격이 강화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로 이어지는 초대형 반도체주들이 지수 방향성을 사실상 좌우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연말 기준 이들 반도체 3개 종목이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와는 다른 수준으로 확대됐다.
■ 조선·방산·에너지, '테마'에서 '핵심'으로
올해 코스피의 또 다른 변화는 국가 전략 산업의 부상이다. HD현대중공업은 시총 54조 원으로 7위에 올랐고, 두산에너빌리티(47조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조원), 한화오션(36조 원), 한국전력(31조 원) 등이 상위 2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이들 기업이 단순 테마주가 아닌 코스피 핵심 산업군으로 편입됐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글로벌 조선 수주 호황과 방산 수출 확대, 전력 인프라 재평가가 시총으로 구체화된 결과다.
특히 한화그룹 계열 조선·방산 종목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각각 9위와 12위에 오르며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친환경 선박 수주와 해양 플랜트 부문 실적 개선으로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두산에너빌리티의 8위 진입도 주목할 만하다. 원전 재가동과 신규 건설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원전 설비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 금융은 '안정', 플랫폼·바이오는 '상대적 후퇴'
금융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KB금융, 신한지주, 삼성생명은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상위 20위권을 지켰다. 급등보다는 대형주 장세 속 지수 완충 역할을 하는 코어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반면 플랫폼과 바이오의 위상은 한 단계 내려앉았다. 네이버는 시총을 유지했음에도 순위가 하락했고, 셀트리온 역시 상위권에 머물렀지만 반도체·방산주 급부상 속에서 존재감이 옅어졌다. 성장 기대보다 실적과 산업적 역할에 무게를 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재평가 흐름도 포착됐다. SK스퀘어와 삼성물산은 각각 44조 원, 41조 원의 시총으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순수 사업회사뿐 아니라 구조적 의미를 지닌 기업들도 코스피 내 비중을 키웠다. 이는 투자자들이 지주사와 투자회사의 밸류에이션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25년 코스피는 반도체 초대형주의 독주 속에 조선·방산·에너지 등 국가 전략 산업이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은 시장이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총 1200조 원 돌파는 그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