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창업한 엔비디아를 35년 만에 시총 최고 기업에 올린 게 그래픽처리장치(GPU)다. 2023년 오픈AI의 챗GPT 출시는 엔비디아에 시총 1조 달러 시대를 열어준 일등 공신이다.
이게 MS와 메타·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규모언어모델(LLM)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확보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기업가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7.5%를 차지한다. S&P500 시총 하위 214개 기업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11월에는 대표 우량주 30개의 주가 추이를 나타내는 다우 30지수에도 편입됐다.
4조 달러는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앞서는 수준이다. 엔비디아가 지난 20년간 2~4년 주기로 새로운 칩을 출시하며 AI 붐에 이은 기술주 랠리를 선도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시총과 비교하면 13배 차이다. 엔비디아 창업 당시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 기업이던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 반도체 납품도 못 하는 처지다.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조 원 이하다.
엔비디아의 파트너인 SK하이닉스의 9조 원대 영업이익과 대비되는 실적이다. 한마디로 모바일 시대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한 나머지 AI 시대에 대비하지 못한 탓이다.
엔비디아 반도체는 빅테크 기업 매출의 40%를 담당할 정도다. 생성형 AI는 물론 자율주행이나 헬스케어 등 AI 활용 분야는 확대일로다. 고성능 칩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미국·중국·일본 등이 반도체 산업 지원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반도체특별위원회 자료를 보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비중은 5.25%로 미국(27.5%)·일본(54%)·유럽연합(EU·30%)보다 현저히 낮다.
반도체 재도약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