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과의 회담 도중 “5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약 100% 수준의 매우 강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심각한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몇 달 전에는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망스럽다”고 전했다며, 9월까지 휴전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2차 관세(secondary tariffs)’ 부과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미국 방산업체들로부터 구매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장비를 유럽 국가들의 자금으로 조달해 나토 동맹국들을 통해 전달하겠다”고 발표했다.
CNBC는 “이날 발표와 러시아에 대한 2차 관세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이 더욱 강화됐음을 시사하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2차 관세’는 러시아의 수출품을 구매하는 국가 및 기업에 직접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로, 중국과 인도, 브라질, 튀르키예 등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러시아에 대해 2차 관세를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적대국에 유사한 조치를 경고한 바 있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산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는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5월에는 이란산 석유 수입국들에도 같은 방식의 제재를 경고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해당 조치로 인해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밝힌 발언은 오는 9월을 협상 시한으로 못 박으며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그는 지난 3월에도 “만약 러시아와 내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유혈 사태를 멈추기 위한 협상에 실패하고, 그것이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판단되면, 러시아산 석유 전체에 대해 2차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관세 위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대상이 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