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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끝이 보이지 않는 공기살인

안희진 기자

기사입력 : 2022-05-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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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부 안희진 기자
"죄 없는 사람들이 죽은 거잖아!"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태훈(김상경)의 절규 섞인 외침이다. 원인 모를 폐 질환으로 그의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예고도 없이 다가온 공기살인의 범인은 가습기살균제에 함유된 PHMG 성분이었다.

피해자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가해자는 증발해버린 영화 '공기살인'의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며칠 전 배구선수 출신 안은주(54)씨가 가습기살균제의 1774번째 희생자로 숨을 거두었다.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사용했던 그는 지난 2011년 원인 모를 폐 질환 진단을 받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대책 운동에 참여했던 그는 옥시로부터 아무런 보상과 사과를 받지 못했다.

지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의 수는 약 900만명으로 추정된다. 당시 가습기살균제는 학교, 회사 등 공공기관에서 사용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직·간접적으로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 수가 상당함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기업 측의 보상은 진전되고 있지 않다. 옥시와 애경산업(애경)은 최근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정위원회가 마련한 조정안을 거부했다. 두 기업이 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정 금액 약 9240억원 중 60% 가량을 분담하는 것이 과하다는 이유다. 또 마지막 담보를 요구한 데 이어 조정위 활동 연장에서 빠졌다.

기업이 가습기살균제 피해 책임에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옥시, 애경 측과 피해 금액에 대한 기업별 분담 비율 조정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를 외면하지 않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에 실제로 나서길 바란다. 가습기살균제 대참사 재난영화가 기업과 정부의 외면으로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막을 내려야 할 때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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