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한 규제철폐·정부지원 요청
상반기 대외환경 불확실성에 기술개발 매진…긍정적 결과로 이어져
하반기 슈퍼사이클 바람 불면서 생산량 확대 속도…내년 200조원시대 가능성도
상반기 대외환경 불확실성에 기술개발 매진…긍정적 결과로 이어져
하반기 슈퍼사이클 바람 불면서 생산량 확대 속도…내년 200조원시대 가능성도
이미지 확대보기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부에 공통적으로 요청한 부분은 반도체 기술 개발강화와 생산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 철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600조원으로 투자규모를 확대해 SK하이닉스가 건설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빠른 가동을 위한 전력과 용수문제의 해결을 요청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반도체 세계 2강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과제로 △과감한 투자 △생태계 구축 △우수 인재 양성을 제시하고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양사의 이 같은 요청은 달라진 반도체업계의 상황을 대변한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집권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미국정부가 약속했던 반도체지원금 축소·철폐와 반도체 제품에 대한 관세 강화라는 대외환경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양사의 실적발표 때마다 ‘대외환경 불확실’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고 각국 정부의 지원책을 등에 업은 경쟁기업들의 잇단 등장에 국내반도체업계는 숨죽이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해결책인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양사의 노력은 하반기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발목을 잡았던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공급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2개분기 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현재는 두 기업 모두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을 따돌리고 6세대 제품인 HBM4의 엔비디아 공급을 확실시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미지 확대보기3분기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국내 반도체업계의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D램을 비롯해 낸드 등 반도체제품의 물량 부족으로 가격상승이 지속되면서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HBM에 이어 D램의 마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아직은 HBM의 마진율이 높지만 D램은 HBM대비 수율과 생산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면서 “D램이 HBM 마진율을 넘어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기술개발에 치중해왔던 투자전략에서 생산량 확대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추진중인 4공장(P4)의 조기 가동 추진에 이어 지난달 5공장(P5)의 골조공사 추진을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클러스터의 투자규모를 600조원으로 확대한데 이어 청주에도 향후 4년간 42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빠른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올해 사실상 정부지원 없이 미국이나 일본, 대만 기업들과 경쟁해왔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황도 내년부턴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주 정부는 'AI 시대, 반도체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반도체업계를 적극지원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데 이어 반도체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빠졌다.
업계는 국내반도체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영업이익의 합계가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16조4480억원으로 전망했고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9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