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서 韓·美 간 제조업 협력 동의…삼성전자마저 HBM 공급할 가능성↑
제조업 외 조선·원전 분야서도 협력 동의…조선 3사·두산에너빌 등 원전 기업들도 협력 기대
삼성전자·SK 등의 美 추가 투자 계획 미발표…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언급 없어
제조업 외 조선·원전 분야서도 협력 동의…조선 3사·두산에너빌 등 원전 기업들도 협력 기대
삼성전자·SK 등의 美 추가 투자 계획 미발표…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언급 없어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정상회담 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개최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이 회장과 최 회장, 젠슨 황 CEO의 만남이다. 이 회장과 젠슨 황 CEO는 포옹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 HBM 2위이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에서 1위인 TSMC를 바짝 뒤쫓고 있는 삼성전자 수장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을 공급받고 있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기 위해 퀄테스트(품질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 전 이달 초부터 2주가량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15일 귀국하면서 "내년 사업 준비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이 회장의 이 말이 엔비디아를 겨냥한 발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HBM 공급망 다변화가 필수적인 만큼 업계는 삼성전자의 HBM 공급이 시간문제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마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게 되면 한·미 간 반도체 협력이 더욱 강화되는 셈이다.

분위기도 한·미 간 반도체 협력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개최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기조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고성능 AI 칩 제작에 필수적인 한국산 HBM은 미국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SK·삼성 등 우리 기업이 미국 내 패키징, 파운드리 팹(Fab) 등 제조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고, 이에 따라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역할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8년간 AI 칩 생산을 수주한 데 이어 미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로부터 이미지 센서 생산도 담당하게 됐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만 내 생산 비중이 40%에 이른다. 관세 등을 고려하면 미국 생산시설에서 제품 생산이 필수적이지만 주문된 물량을 전량 생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미국 내 팹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에 물량이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미 정부 인사들과 기업인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조업 외에 조선·원전 분야 등에서 협력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이에 따라 HD현대를 비롯해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기업들과 미국 기업들의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원전 분야에선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본격적인 미국 내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한편 이날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나 SK그룹의 추가 투자 확대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도 반도체 분야 등 공식 발표되지 않은 품목별 관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불안 요소를 남겼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