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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애플 수주에 파운드리 부활 '청신호'…이재용 회장, 美서 반도체 관세 '대응'

애플, 삼성전자와 새로운 칩 제조 기술 개발 공개…오스틴팹서 생산 예정
수주품목, 삼성전자의 아이소셀 이미지센서일 가능성…신규 본딩방식 적용
美 반도체 품목관세, 삼성 파운드리 부활 걸림돌…트럼프, 100% 부과 공언
美, 한국 15%·대만 20% 상호관세율 부과…TSMC, 관세 면제 가능 밝혀
애플이 7일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삼성전자의 오스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7일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삼성전자의 오스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생산까지 수주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생산을 수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이은 수주 소식에 이 회장이 공언했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실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100%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 회장은 현지에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미국 오스틴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주 품목은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


삼성전자의 아이소셀 제품 3종.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아이소셀 제품 3종. 사진=삼성전자

애플이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아 제품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거론되는 가운데 업계는 생산지가 테일러 팹(Fab)이 아닌 오스틴 팹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오스틴 팹은 레거시(범용)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곳으로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 등의 선단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브랜드인 '아이소셀'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애플이 언급한 혁신적인 칩 제조기술은 '3단 적층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기존 제품 대비 △칩 크기 축소 △전력 절감 △신호 품질 향상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와 생산 총괄을 맡고 있는 만큼 애플의 이미지센서 수주 소식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시스템 LSI사업부는 파운드리사업부와 함께 대표적인 적자 사업부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가 4조 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 이미지센서 수주는 적자 탈출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2019년 이 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133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산적한 불확실 요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 회장의 전략이 달성되려면 불확실 요소를 해결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가장 시급한 불확실 요소는 관세 문제다. 한·미 상호 협상으로 양국은 15%의 상호관세율에 합의했지만 반도체 분야와 스마트폰·가전 분야 등은 품목별 관세에 해당돼 상호관세에서 제외된다. 현재 미국 정부는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공장을 짓기로 약속하거나 지금 짓고 있다면 관세는 없다"면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공언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선단공정 수율 안전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숙제다. 지난달 테슬라로부터 8년이 넘는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선단공정 기술 신뢰성을 일부 인정받았지만 시장 1위인 대만의 TSMC에 비해 여전히 신뢰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이 회장도 빅테크 관계자들과 만나 신뢰성 회복에 집중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관세율은 변수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사진=TSMC이미지 확대보기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사진=TSMC

이러한 가운데 한국보다 높은 20%의 상호관세율을 통보받아 관세율 낮추기를 추진 중인 대만의 TSMC가 미국의 반도체 관세를 100% 면제받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장관급)은 이날 의회 브리핑에서 "대만의 주요 수출기업이자 미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TSMC는 (관세가) 면제된다"면서 "(관세 영향에 대한) 예비적 의견으로 앞으로 계속 상황을 관찰하고 중단기 지원책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대만에 부과되는 반도체 관세율에 따라 시장 판도가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대만의 대미 반도체 수출 점유율은 전체 수출량의 40%로 미국 정부는 한국 15%, 대만 20%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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