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2분기 실적발표서 하반기 HBM 매출 상승 전망
관세부과 불구 HBM 하반기 실적 견조…파운드리, TSMC 아닌 삼성 택할 가능성
관세부과 불구 HBM 하반기 실적 견조…파운드리, TSMC 아닌 삼성 택할 가능성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품목별 관세 부과 발표가 임박했음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등 메모리 분야의 하반기 매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의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공개된 하반기 전망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기존 매출 비중에서 80%였던 HBM3E의 비중을 하반기 90% 후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전년 동기 대비 HBM이 약 2배 성장할 것”이라면서 “3분기 비트그로스(비트성장률)가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중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HBM을 비롯해 메모리 분야의 매출이 성장할 수 있음을 자신한 것이다. 결국 관세 부과가 메모리 분야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깔려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관세로 제품 가격이 상승해도 고객사들은 양사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론 제품을 채택해도 물량에 한계가 있을뿐더러 성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파운드리 분야에선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로 몰렸던 물량이 일부 삼성전자로 분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정부는 최근 대만과의 관세 협상에서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5%를 책정받은 우리나라보다 높은 것으로, 대만 정부는 관세율을 15%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반도체 분야는 상호관세에 포함되지 않지만 업계는 상호관세율이 품목별 관세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TSMC의 대만 생산 제품은 관세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5% 이상 비싸지게 되면서 제품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특히 지난해 기준 대만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약 40%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TSMC를 선택하지 않는 고객사들이 고려할 수 있는 생산지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더욱이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삼성전자에 8년간 인공지능(AI)칩 생산을 주문한 만큼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에 대한 신뢰성도 향상된 상태다.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팹(Fab) 가동을 서둘러 고객사들의 요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65억 달러 규모의 선단 공정을 적용한 첨단 제품을 성공적으로 수주했다”면서 “이는 선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대형 고객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면서 “미국 테일러를 포함한 선단 공정의 안정적인 가동과 함께 매출·손익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