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창립기념일…임원에 질책성 메시지 전달
생존문제 직면… 혁신 주문
글로벌 경영 행보도 시동
생존문제 직면… 혁신 주문
글로벌 경영 행보도 시동

이후 이 회장은 23일에는 '중국발전포럼(CDF) 2025' 참석해 행사 기간동안 팀 쿡 애플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다양한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올해로 그룹 창립 87주년을 맞은 삼성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보냈다. 다만 올해는 이 회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임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에 이어 해외 첫 출장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CDF 2025에 참석했다.
삼성은 다음 주까지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주제로 한 임원 세미나를 진행한다. 약 두 달간 실시되는 이번 세미나 교육 대상은 삼성그룹 60개 계열사 임원 2000여명이다. 최근 주요 사업 위기 속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맞아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현재의 위기를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며 '사즉생의 각오'를 주문한 이재용 회장의 메시지가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이 회장은 영상을 통해 "삼성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현 경영진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주문했다.
나아가 이 회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제품의 품질이 걸맞지 않다" 등 삼성전자의 각 주요 사업부를 직접 언급하며 질책했다.
이번 이 회장의 메시지 전달로 본격적인 삼성의 변화가 기대된다. 9년 만에 임원 교육이 부활했고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 회장이 뜻을 밝힌 만큼 '뉴삼성'구성이 본격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에서 경쟁자보다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다. 초격차 기술력으로 대표됐던 반도체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내줬고 중국과 미국 등의 추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인재들의 마인드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임원교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 회장의 삼성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
이 회장은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런 그의 인맥과 변화된 삼성인의 저력이 합쳐지면 이 회장 만의 새로운 뉴삼성이 완성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첫 해외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CDF) 2025' 참석했다. 아울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중국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찾는 등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도 직접 챙기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