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존도 높아 관세 적용 시 경쟁력 악화 우려
내수 브랜드 정체성 약화, 점유율 확대 어려움
내수 브랜드 정체성 약화, 점유율 확대 어려움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9.5% 늘어난 총 3만9655대를 판매했다. 이 중 수출 물량은 전체 판매량의 96%인 3만8173대다.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5.4% 하락한 1987대를 기록했다.
현재 한국지엠의 실적을 커버하고 있는 것은 수출 물량이다. 내수 판매는 전체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실적을 만회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 있다. 수출 물량은 현재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발표에서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면 한국지엠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는 무관세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25%의 관세가 적용되면 이 물량이 사라질 수 있다. 과거 본사로부터 일감을 수주받아 실적을 확보했던 경우를 한국지엠도 겪을 수 있다.
내수시장 확대도 쉽지 않다. 한국지엠의 제품들은 브랜드 가치가 부족해도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한 가지 장점 '안전에 대한 믿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특징도 무색해졌다.
그나마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당시에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소비층 공략을 위한 노력이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시도조차 없다.
제품 마케팅 포인트가 확실하지 않아지며 브랜드 정체성은 찾아볼 수 없다. 단순히 가성비를 무기로 시장에서 근근이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게 전부다. 이마저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20% 이상 급감하고 있다.
글로벌 GM에서 한국지엠의 현재 포지션은 저렴한 생산기지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국내 생산과 내수를 책임질 모델이 부실하고 수입된 모델로 신차가 채워지며 국내 완성차 브랜드로서의 입지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