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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5년 만에 IPO 세계 1위 탈환 눈앞

미·중 갈등 속 중국 기업들 홍콩行…올해 140억 달러 조달 전망
간장업체 아이티 등 본토 기업 대거 상장으로 자금조달 시장 부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2기 재임 기간 동안 미중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홍콩은 중국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선호하는 장소가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2기 재임 기간 동안 미중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홍콩은 중국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선호하는 장소가 되었다. 사진=로이터
홍콩이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세계 최고 자리를 되찾을 전망이다. 이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서구 시장 대신 홍콩을 선택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19일 중국 최대 간장 제조업체인 포산 하이티안 향료식품이 홍콩거래소에서 상장 첫날 제안가 대비 3.3% 상승하며 13억 달러를 조달했다. 하이티안은 올해 홍콩 메인보드에 상장한 세 번째 기업으로, 거래 규모 기준 세계 상위 10위에 올랐다.

컨설팅업체 EY에 따르면, 6월 말까지 홍콩에서 40개 기업이 총 1087억 홍콩 달러(140억 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대비 711% 급증한 수치다. 미국 나스닥(76억 달러)과 뉴욕증권거래소(70억 달러)가 그 뒤를 따르고 있어, 홍콩이 IPO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지난 10년간 네 번이나 IPO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 미·중 갈등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면서 2023년 6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에도 4위에 머물렀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면서다. 트럼프가 지난 4월 '상호적' 관세를 발표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본격화하자, 서구 시장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홍콩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52억5000만 달러를 조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올해 현재까지 전 세계 최대 규모 자금조달 거래로, 홍콩 총 수익금의 3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일본 JX어드밴스드메탈은 도쿄에서 29억 달러, 미국 벤처글로벌은 뉴욕에서 17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 그쳤다.

홍콩 자본조달 시장은 전통적으로 본토 기업에 의존해 왔으며, 6월 현재 중국 본토 기업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CATL을 포함해 상하이나 선전에서 이미 거래되는 기업들의 분사나 2차 상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6월 현재 30개 중국 본토 상장 기업이 홍콩 상장을 신청했으며, 이 중 8개가 이미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홍콩은 중국 기업에 대한 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포산 하이티안의 청쉐 회장은 상장 행사에서 밝혔다.

반면 상하이와 선전은 경기 둔화를 겪고 있다. 2023년까지 상위 2위였던 이들 거래소는 현재 글로벌 자금조달에서 7위와 8위로 밀려났다.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엄격한 감독도 중국 기업들을 국내 인근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 가치는 6월 30일까지 10년 만에 최저치인 8억4100만 달러를 기록할 전망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1억 달러 이상 IPO는 지난 4월 중국 차 체인 차지(Chagee)가 4억1100만 달러에 상장한 것이 유일하다.

딜로이트는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홍콩의 연간 총 자금조달액이 1300억~1500억 홍콩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80개 신규 상장이 예상되며, 이는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증가다.
EY 아시아태평양 IPO 리더 링고 최는 "외국 자금 없이도 원하는 어떤 기금이라도 마련할 수 있다"며 "빠르게 1위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콩거래소 IPO 파이프라인 기업 수도 2024년 12월 말 80개에서 현재 16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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