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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만 200명” SK 군살 빼기, 계열사 50개 미만 줄여야

집단 경영체제 부작용, 리밸런싱의 최우선 해결 과제 부각
‘150의 법칙’ 넘어, 통제 안되 효율성 저하, 도덕적 해이도
‘가랑비 옷 젖은 꼴’ 이차전지 등 전략 투자도 발목 잡아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4-06-23 15:25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본사.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본사. 사진=연합뉴스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SK그룹이 정상화하려면 200개를 넘어선 계열사 수를 50개 미만으로 줄이는 몸짓 줄이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메바 경영’의 성공 사례로 불리는 SK의 집단 경영체제가 경영환경의 변화로 더 이상 빛을 발하기 어려운 만큼 오너 일가 중심으로 조직과 경영체제를 정비해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추진의 응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구조조정의 첫 단계로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계열사가 219개라는 말은 이들 계열사 대표이사만 200명이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이사가 200명 이상인 그룹의 의사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뤄질지 의문이다”라면서, “지금 SK는 집단 경영체제의 단점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지 심리학계에서는 어느 조직이라도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 조직원의 수는 150명 내외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를 ‘150의 법칙’으로 부르고 있다. ‘고어 텍스’로 유명한 미국의 고어가 한 사업장 종업원 수가 150명을 넘으면 또 다른 사업장으로 분리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150명 이상이 되면 조직 관리 능력이 떨어져 성과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한다. 직원 수가 150명이어도 이런데, 계열사 대표가 200명이라면 의사결정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위 관계자의 주장이다.

SK그룹 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하다.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계열사 간 ‘합종연횡’을 예고했다.
SK는 대기업이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발 빠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아메바 경영을 접목해 왔다. 요약하면 가능성 있는 사업 초기 단계에는 각 계열사 팀원이 TF를 구성해 가능성을 타진하면 고정 사업팀을 만든 뒤 이를 분사한다. 가능성이 없다면 TF를 해체하거나, 분사한 뒤 수익화에 실패하면 회사를 없애는 식이다. 이와 별개로 유망한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한 뒤 성장하면 인수하는 방안도 진행했다. 이 모델은 성공해 왔다. SK 계열사 수가 다른 기업 대비 증가세가 높아도 그룹의 특성이 번영된 것이라며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SK는 설립 프로세스는 그대로인데 퇴출은 그렇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연구‧개방(연구·개발) 등의 단계라는 이유로 규모의 매출과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연명하는 좀비 계열사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 계열사는 SK가 중점 먹거리 사업군으로 정한 △인공지능(AI) △반도체(Semiconductor)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를 의미하는 ‘ASBB’와 연관돼 있다. 그런데 사업 성격이 비슷함에도 부문별로 자본금을 받아 설립된 중복된 성격의 계열사들이 많다는 의견도 나온다.

계열사별로 사업 추진 권한을 많이 줘서 자율성을 높인 것도 SK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하지만, 자율성이 화를 일으키는 사례도 목격된다. SK에코플랜트는 중견 조선업체인 삼강엠앤티를 2022년 인수해 SK오션플랜트를 출범시켰다. 해양 플랜트 사업의 시너지를 낸다는 인수 의도와 별개로 SK오션플랜트는 대한민국 해군의 ‘울산급 배치(Batch)-Ⅲ 차기 구축함의 2, 3, 4번함 건조 계약을 따내 현재 건조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SK오션플랜트는 시장 상황을 무시하다시피 한 저가 수주로 업계의 공분을 사더니, 건조 기술 미숙을 드러내며 제때 진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면 회사는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재계는 SK그룹 계열사들이 이와 같은 무리한 시도를 자주 벌여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한다. 계열사 대표들의 도덕적 해이(모랄 해저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은 지금의 SK네 딱 어울리는 말이다”라면서, “이차전지 등 전략사업에 집중해야 할 자금과 인력이 분산되면서 SK그룹의 어려움이 커진 것이다. 계열사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리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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