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中 전기차 반격 “모든 부품 중국산으로”

중국, 자국 전기차업체에 '국산화' 지시…서방 제재 맞불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부품 제조사들 향후 배제될 듯"

김보겸 기자

기사입력 : 2023-09-18 16:21

중국 후저우에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후저우에 있는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 전기자동차 견제에 중국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으로 중국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든 외국 부품을 중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전기차 부문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17일(현지 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공업정보화부의 장관 회의에서 “중국 자동차 기업의 국산품 부품을 사용하라”고 구두지시를 내렸다며 국산 부품 사용 비중 목표를 세워 목표에 미달하면 페널티를 주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독립성 확보와 외화가 새 나가지 않게 하려는 조치로, 요미우리는 이 조치에 대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전기차 분야 공급망을 국내에서 완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앞으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부품 업체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 유럽·일본 등이 중국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는 데 반발해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직간접적으로 제동을 걸었고, EU 역시 13일(현지 시간) 막대한 국가보조금에 의해 인위적으로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등은 자국산 자동차 부품 비중이 60~70%로 과반인 반면, 현재 중국의 자국산 전기차 부품시장의 비중은 40%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은 점차 자국산 부품의 비율을 늘려가는 추세로 최근에는 외국 기업과 합작을 통해 선진 기술을 흡수한 뒤 자동차 부품 제조 기술을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연구기관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부품 시장 규모는 작년 3조8800억 위안(약 709조원)에서 2028년에는 4조8000억 위안(약 87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이 강해지자 그동안 중국이 주 고객층이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역풍을 맞았다.

저상증권연구소(浙商证券研究所)의 글로벌 부품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자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은 보쉬(Bosch)로 중국 내 60여 개 자회사를 운영하고 직원 수는 약 6만 명에 육박한다. 2017년 자동차 부문 매출액 800억 위안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덴소(Denso),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 AG) 등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에 반도체와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현대차·SK·LG·포스코 등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부품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한국을 포함한 일본과 미국, 유럽 제조업체들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제품이 연료전지 자동차와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