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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실적 악화 속 선임된 정재헌 CEO…해킹부터 재판까지 풀 숙제 한가득

법조인 출신으로 SK SUPEX서 거버넌스위원장 지내
지난 4월 해킹사태에 따른 실적악화 개선해야
소송전과 같은 법리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어
SKT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이 선임됐다. 그가 해킹사태의 후폭풍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재헌 CEO 모습. 사진=SKT이미지 확대보기
SKT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이 선임됐다. 그가 해킹사태의 후폭풍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재헌 CEO 모습. 사진=SKT
SK텔레콤(이하 SKT)의 신임 전문경영인(CEO)로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이 선임됐다. 유영상 전 SKT 대표이사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았지만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로 인해 후임인 정 CEO가 해킹사태에 따른 실적개선이나 소송전 등의 모든 후폭풍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SKT가 공시한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증대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나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4월에 발생한 해킹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따른 고객 감사이벤트와 과징금의 여파로 보인다. 현재 소비자들이 합심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30일 SKT에 따르면 정 CEO는 지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이듬해에는 SK스퀘어 설립 시 창립 멤버로서 투자지원센터장을 담당하면서 전략과 법무, 재무 등 주요 부서를 총괄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SKT 대외협력 사장으로 ESG와 CR·PR 기능을 총괄하는 동시에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UPEX추구협의회의 거버넌스위원장을 맡아 그룹 전반의 경영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SKT는 "정 CEO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내실을 단단히 다지고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CEO의 본격적인 행보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표이사는 해킹사태에 대한 책임론 때문에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11월 선임돼 오는 2027년 3월까지 임기였는데, 퇴임 1년 남은 시점에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것이다. 다만 해고되는 것은 아니다. SUPEX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직을 옮긴다. 그룹 AI 확산을 담당하는 게 주요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CEO가 SKT 취임하게 되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매우 많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해킹사태에 따른 후폭풍이다. 악화된 실적을 다시 정상화시켜야 되는데 이날 SKT가 공시한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6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1%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22억원이었으며 당기순손실은 206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매출은 3조9781억원으로 12.2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90.92%나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667억원이다.
앞서 SKT는 지난 4월 다수의 고객들의 USIM정보가 해킹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고 남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USIM을 무료로 교체하고 보안을 강화했다. 또 남은 고객들을 위해 고객 감사이벤트를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 한 달간 요금을 50%할인했으며 다양한 기업과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약 5000억원이 지출됐다. 이와 동시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T에게 과징금으로 1348억원을 부과했는데 해당 손실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내년에 정 CEO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면 악화된 실적이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향후 인공지능(AI)와 데이터센터(DC)로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해보겠다고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발표했지만 이는 장기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대표이사 취임 후 파격적인 선택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그가 지내온 판사라는 직책을 활용해 소송전에 대한 준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킹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일부 법무법인들이 앞장서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모아 소장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부 법무법인은 소송장을 제출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조금씩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법리적인 판단에 따라 결과가 바뀌겠지만 법조계에 있었던 만큼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향후 방향성과 관련해 SKT 관계자는 "이제 인사가 났기 때문에 아직 어떠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며 "나중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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