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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호주 3국, 원자력잠수함 확보전… 29조 원 장보고 사업 향방은 한미 협상 손에

- 호주 버지니아급 순환배치 착수 속 한국 2027년도 예산안 966억 원 첫 배정
- 총사업비 28조 9000억 원 추산… 한미 원자력협정과 부지 선정 이견 직면
- 서희함 기술 입증한 조선업계… 미 필리조선소 활용론 대 한국 내 건조 방침 대치
대한민국 해군의 3600톤급 잠수함 서희함이 11월 3일 경상남도 거제에 위치한 한화해양 거제조장에서 진수식을 앞두고 정박해 있다. 사진=대한민국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 해군의 3600톤급 잠수함 서희함이 11월 3일 경상남도 거제에 위치한 한화해양 거제조장에서 진수식을 앞두고 정박해 있다. 사진=대한민국 해군

인도·태평양 세 동맹국이 중국의 해군력 팽창과 북한의 미사일 잠수함 위협에 대응해 각기 다른 셈법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한다.

미국 안보 분석 매체 디펜스인포는 2026년 11월 5일(현지시각) 호주가 미국 잠수함 순환 배치를 시작하고 한국이 사업 계획과 예산안을 반영한 반면 일본은 도입 배제 방침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세 나라의 수중 전력 재편은 장기 잠항 능력을 확보하려는 행보지만 한국은 농축 권한과 건조 방식을 둘러싼 대미 협의 결과에 따라 특수선 사업의 구체적 궤도가 정해진다.

호주 순환배치 착수와 한국 장보고 사업 예산 반영

오커스 안보 동맹에 속한 호주는 가장 빠르게 전력화 단계에 들어섰다. 안보 전문 매체 디펜스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오커스 3국은 10월 26일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 콜로라도함을 2027년 말부터 서호주 스털링 기지에 순환 배치하는 1번 함정으로 지정했다.

콜로라도함은 10월 27일 스털링 기지에 입항해 현지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호주 잠수함공사 소속 기술자 30여 명이 정비에 참여하며 미국은 호주에 현역 버지니아급 잠수함 3척을 2030년대에 인도한다.

한국은 독자 건조 기술을 단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11월 3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3600t급 잠수함 서희함을 진수했다.

서희함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재래식 디젤 잠수함이지만 수직발사관을 10개로 늘리고 국산 리튬전지를 탑재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실증했다.
디펜스인포는 한국 정부가 5월 26일 농축도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차세대 추진체계 구상을 가다듬어 왔다고 전했다. 2027년도 정부 예산 요구안에는 '장보고-Ⅲ 배치-Ⅲ' 명칭 아래 966억 원이 연구개발 예산으로 처음 편성됐다.

일본은 장기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9월 11일 안보 문서 개정과 관련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를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중공업이 2026년 7월 수직발사관을 갖춘 차기 잠수함 연구 계약을 수주해 2029 회계연도까지 진행하지만, 원자로 설계나 구체적인 건조 계획은 결정되지 않았다.

28조 원대 사업비와 한미 123 협정의 한계


디펜스인포에 따르면 한국의 차기 잠수함 사업은 총사업비가 약 28조 9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미국 해군연구소 매체인 유에스엔아이 뉴스는 사업 목표가 2030년대 중반 선도함 진수와 2030년대 후반 실전 배치라고 전했다. 최소 3척의 건조가 논의 선상에 올라 있다.

무장 체계는 재래식 수직발사관을 장착하며, 출항하는 북한 잠수함을 항구 단계부터 장기 추적·감시하는 임무를 상정하고 있다. 탑재할 원자로의 세부 규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료 공급과 법적 절차는 여전히 미결 과제로 남아 있다. 한미 양국은 6월 2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잠수함 추진 계획과 농축·재처리 권한 협의를 열었다. 미국 원자력법 123 협정은 미국산 핵물질의 군사 목적 사용을 금지하고 농축 시설 가동 시 미국의 사전 동의를 요구한다.

양국 협의에서는 협정 전면 개정과 부분 수정, 신규 시행령 제정 등 세 가지 법적 경로가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양국 외교 당국 간 조약 개정 절차가 뒤따르지 않으면 연료 확보 단계에서 일정 지연을 겪게 된다.

건조 장소 역시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USNI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잠수함을 한화가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놓았다고 전했으나, 한국 국방부 문건은 한국 내 완전 건조 방침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의 건조 능력 부족도 변수다. 미 해군은 호주 판매를 충족하려면 연간 2.33척의 공격형 잠수함을 건조해야 하지만 현재 생산 능력은 1.3척에 머물러 있다.

한국 조선업계 기술 검증과 외교 규제 변수


한국 방산 조선업계는 장보고-Ⅲ 선도함 건조 경험과 특수선 전용 건조 시설을 보유하며 사업화 기반을 다져왔다. 한화오션이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서희함을 성공적으로 진수한 데 이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특수선 양대 조선사는 차세대 잠수함 수주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장보고 사업의 총사업비 약 28조 9000억 원 가운데 선체 설계와 조달 물량이 원안대로 한국 도크에 배정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의 특수선 사업 포트폴리오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된다.

외교적 절차와 국제정치적 조율 과정은 기업의 설비 운용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 정치권 일각의 주장처럼 해외 조선소 분산 건조론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내 직접 건조 물량 배분과 현지 조선소 설비 현대화를 위한 추가 지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게 된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지연돼 연료 조달 협정이 타결되지 않으면 2027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966억 원 규모의 선행 개발 예산 집행 속도도 지체될 수 있다.

향후 열릴 한미 외교·국방 당국 간 고위급 협의에서 농축 승인과 건조 방식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도출되는지 여부가 향후 사업 전개의 분수령이다.

123 협정의 기술적 예외를 승인하거나 별도 행정 약정을 도출한다면 2028년 서희함 인도 이후 차세대 잠수함의 상세 설계 착수 작업이 구체화할 수 있다. 반대로 핵물질의 군사 전용 불허 방침을 둘러싼 이견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한국의 독자 건조 일정과 조선업계의 장기 수주 전략도 재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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