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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16 추가 카드에 흔들리는 필리핀… KF-21 40대 도입설 기류 변화

- 미국, 7조 4800억 원 F-16 제안에 중고 기체 공급·기지 구축 지원 묶어 역공
- 2027년 군 예산 배정액 1조 4200억 원·차관 한도 4000억 원… 필리핀 재정 한계 직면
- 40대 단독 구매설서 20대 분할 시나리오 부상… 수주전 장기화 전망
비행시험 1000회 달성 당시 KF-21 ‘보라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미지 확대보기
비행시험 1000회 달성 당시 KF-21 ‘보라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국 정부가 필리핀 다목적 전투기 획득 사업을 겨냥해 55억 8000만 달러(약 7조 4883억 원) 규모 F-16 신조기 판매안에 중고 기체를 앞서 넘겨주는 추가 지원안을 제시했다.
안보 전문 매체 SE 포르탈 오브론니는 2026년 11월 3일(현지시각) 필리핀 군사 전문 매체 맥스디펜스 필리핀을 인용해 미국이 신규 기체 납기 지연을 보완할 대안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의 심각한 재정 한계와 맞물리면서 현지 매체를 중심으로 거론되던 한국산 KF-21 40대 단독 도입 관측이 두 기종을 20대씩 나누는 분할 시나리오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고 기체 조기 인도와 기지 방호 시설 구축 패키지


미국은 필리핀 공군 현대화 사업 수주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SE 포르탈 오브론니에 따르면 미국은 신규 기체의 제작과 인도가 늦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미 공군이 운용하던 중고 F-16C/D 블록 40 기체를 필리핀에 먼저 인도하는 방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필리핀 공군의 당장 시급한 전력 공백을 메워 경쟁 우위를 굳히려는 포석이다.

기지 인프라 구축 지원도 제안에 담겼다. 미국은 첨단 비행 시뮬레이터 설치를 비롯해 여러 공군기지에 방호 격납고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 대상에 올렸다.

필리핀 공군이 이미 도입해 운용하는 한국산 경공격기 FA-50과 차후 도입될 수 있는 전투기 전력에 대한 항공무장 공급을 미국 측이 지원하는 구상도 거론된다.

다만 이 제안들은 양국 정부가 서명한 공식 합의는 아니며, 미국이 동남아 전략 거점과의 안보 결속을 다지기 위해 마련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55억 달러 도입 비용과 3억 달러 차관 상한선의 충돌


미국이 보완책을 마련한 배경에는 필리핀 정부가 맞닥뜨린 재정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2025년 4월 필리핀에 단좌형 F-16C 16대와 복좌형 F-16D 4대 등 총 20대 판매를 승인했다. 최신 레이더와 정밀 유도 무기를 묶은 전체 사업비는 55억 8000만 달러(약 7조 4883억 원)에 달했다.

필리핀 정부는 책정된 비용이 승인된 예산 상한선을 넘었다며 계약 결정을 미뤘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2027 회계연도 국방 예산 심의에서 불리한 금융 조건이 계약 지연의 원인이라고 공개 설명했다. 미국이 제시한 대출 이자율과 상환 일정이 필리핀 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중했다는 의미다.
필리핀 국방부는 2027년 현대화 사업비로 1340억 페소(약 2조 8381억 원)를 요청했으나 실제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금액은 500억 페소(약 1조 590억 원)에 머물렀다.

잠수함과 지상 방공망 구축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데다, 현행 법령상 방산 목적 외국 차관 한도가 3억 달러(약 4026억 원)로 묶여 있어 단일 사업에 거액을 투입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KF-21 분할 도입 시나리오와 수주전 장기화


필리핀 재정 장벽은 전투기 도입 사업의 구도 변화를 부르고 있다. 당초 필리핀은 최소 40대의 다목적 전투기 도입을 검토했고, 지난 9월 현지 언론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기존 FA-50 운용 호환성을 이유로 한국의 KF-21 보라매 40대를 전량 구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회자됐다.

그러나 미국의 추가 제안이 이어지면서 최근 현지에서는 두 기종을 20대씩 나누어 도입하는 절충안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한국 방산업계 입장에서는 40대 단독 도입설 대신 20대 분할 구도로 갈 경우, 수출을 통한 대규모 물량 확보 시점이 다소 분산되는 환경을 맞게 된다.

방산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기체 가격뿐 아니라 장기 차관 조건, 부품 조달 속도, 현지 정비 체계 구축 역량이 맞물린 종합 경쟁 양상을 띤다.

향후 필리핀 의회의 외국 차관 한도 법령 개정 추이와 2027 회계연도 최종 예산 확정 내용에 따라 사업 진행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생산 라인 상황이나 차관 상한선 조정 속도에 따라 필리핀 정부의 기종 채택 셈법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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