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0월 원유 수입 2,639만 bpd로 정상화 육박… 정제품 수입은 여전히 전쟁 전 대비 10% 밑돌아
중동 정유소 타격·호르무즈 위험에 러 가공 차질 겹쳐… IEA "올해 해상 디젤·휘발유 수출 10% 급감"
모건스탠리 "생산 앞당기려 미뤄둔 정기보수 내년 봄 폭탄"… 평소 2.5배 셧다운으로 2027년까지 공급난
중동 정유소 타격·호르무즈 위험에 러 가공 차질 겹쳐… IEA "올해 해상 디젤·휘발유 수출 10% 급감"
모건스탠리 "생산 앞당기려 미뤄둔 정기보수 내년 봄 폭탄"… 평소 2.5배 셧다운으로 2027년까지 공급난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분쟁 초기의 공습으로 핵심 정유소들이 파괴된 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고인화성 완제품 유조선 운항의 위험성이 치솟고 우크라이나의 정유소 타격으로 러시아산 디젤 수출길마저 막힌 탓이다.
여기에 공급난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정유사들이 올해 예정됐던 설비 유지보수를 대거 내년 봄으로 연기하면서, 내년 상반기 대규모 정제소 셧다운에 따른 2차 공급 쇼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월 4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외신 오일프라이스(Oilprice)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케플러(Kpler)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기관들은 원유 공급 회복에도 불구하고 디젤과 항공유 등 중간유분 공급난이 2027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일제히 전망했다.
원유는 회복됐으나 정제품은 '가뭄'… 엇갈린 아시아 석유 수입
세계 최대 석유 수입처인 아시아 시장은 원유와 석유 정제품 간의 극단적인 수급 괴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케플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아시아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2,639만 배럴(bpd)로 치솟아 전달(2,424만 배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전 3개월 평균치인 2,700만 배럴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분쟁이 가장 격화됐던 지난 4월 저점(1,900만 배럴) 대비 39%나 급반등한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유입량도 10월 하루 740만 배럴로 4월 저점(160만 배럴)에서 급증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통한 우회 공급과 미주·러시아산 대체 원유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원유 갈증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하지만 원유를 정제한 휘발유·디젤 등 경·중증류유 수입량은 여전히 10월 기준 하루 615만 배럴에 머물며 전쟁 전 수준보다 10% 낮은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중동발 정제품 수입량은 전쟁 이전 대비 18.4%나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중동 설비 파괴·러시아 수출 차단… 3분기 정제 마진 '역대 최고'
원유 흐름이 살아났음에도 정제품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는 정유 설비 자체의 물리적 손실 때문이다.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 초기 이란의 정밀 타격으로 파손된 주요 중동 정유소들이 아직 정상 가동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 안보 불안으로 인해 휘발발성이 높은 정제유의 선박 간 환적 및 해상 수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해상 운송로가 급격히 위축됐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으로 자국 내 주요 정유소가 잇따라 가동을 멈추며 자체 연료난에 직면, 디젤 해외 수출을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이로 인해 지난 3분기 글로벌 정제 마진과 주요국의 디젤 도·소매 가격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반구 동절기 난방유 수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중국의 수출 정책마저 불투명하다.
스파르타 커모디티즈의 아비셰크 쿠마르 수석 석유 분석가는 "중국의 10월 석유제품 수출 쿼터 계획은 전월 대비 50만 톤가량 감소했으며, 11월 디젤과 항공유 수출 승인 규모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며 "중국 정유사들의 추가 수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시아 지역의 정제품 공급 부족은 한층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EA·모건스탠리의 경고… "2027년 봄 정기보수 폭탄 터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석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 1~9월 전 세계 해상 가솔린과 디젤 수출량이 하루 평균 470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70만 배럴(10%) 급감했다고 밝혔다.
IEA는 "정유 공장 가동률이 소폭 오르더라도 글로벌 디젤·가솔린 수급 불균형은 2027년까지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중동 정제품 공급이 조속히 복구되지 못할 경우, 산업계의 추가적인 수요 파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통해서만 강제적인 시장 균형이 맞춰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정유사들의 '미뤄진 정기보수'를 공급난 장기화의 핵심 뇌관으로 지목했다.
올해 기록적인 고유가와 정제 마진을 누리기 위해 전 세계 정유사들이 정기 안전점검과 시설 보수 작업을 극단적으로 미뤄왔다는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미뤄진 보수 작업이 집중되는 2027년 2분기(봄철) 글로벌 정유소의 가동 중단 규모는 평년 봄철 정기보수 수준의 2.5배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정상 가동 중인 중동과 러시아의 정제 생산 능력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로, 적어도 2027년 중반까지 디젤 품귀와 초고유가 압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는 원유 부족이 아닌 '정제 능력의 지정학적 마비'에서 촉발된 구조적 문제"라며 "물류와 건설, 농업 등 실물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하는 디젤의 공급난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산업생산 둔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