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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 2007년 이후 최고 고평가…신제품 흥행에 달렸다

시총 5조달러 돌파에도 성장 둔화 우려…폴더블 아이폰·스마트홈 사업 성패 주목
존 터너스 애플 CEO(가운데)가 지난달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존 터너스 애플 CEO(가운데)가 지난달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과 스마트홈 기기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지만 높아진 주가 평가를 정당화할 만큼 강력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주가는 올해 27% 상승하며 미국 대형 기술주 가운데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지만 향후 예상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2007년 이후 최고치로 높아졌다.

투자자들이 신제품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실제 실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과 스마트홈 신제품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수개월 동안 정체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애플은 이날 스마트홈 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기인 홈뷰와 성능을 개선한 애플TV 4K 셋톱박스를 공개했다.

이달 말에는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북과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16일에는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의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아이폰 듀오는 애플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디자인 변화로 평가되며 그에 걸맞은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

◇애플 예상 PER 36배…최근 10년 평균 크게 웃돌아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27% 상승하면서 미국의 7대 대형 기술기업인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 7월 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수개월 동안 대체로 횡보했지만 12일 주가는 1.7% 상승하며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5조달러(약 6715조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주가 상승과 함께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36배에 달한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최근 10년 평균인 24배를 크게 웃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평균 예상 PER이 19배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애플은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주가 평가가 가장 높은 50개 기업에 포함돼 있다.

55억달러(약 7조3865억원)의 자산 운용에 관여하는 앤더슨캐피털매니지먼트의 피터 앤더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플처럼 규모가 큰 기업이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리려면 초대형 흥행 제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들이 기업 성장의 전환점이 될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출 성장률 내년 10%·2028년 7.8%로 둔화 전망

애플의 높은 주가 평가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향후 매출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9월 30일 2026회계연도를 마감했으며 몇 주 안에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2026회계연도 애플 매출이 전년보다 1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 증가율은 2027회계연도 10%, 2028회계연도 7.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S&P500 정보기술 업종 전체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2026년 37%, 2027년 29%에 달한다.

애플의 성장률이 다른 주요 기술기업들에 비해 낮은 상황에서 주가에는 높은 성장 기대가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앤더슨 CIO는 애플이 가치주로 보이지도 않고 성장주로 보기에도 애매하다며 현재의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일부 아이폰 모델은 예상보다 수요가 부진해 부품 주문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애플이 일부 아이폰 모델의 부품 주문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가격 상승으로 애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점도 부담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고가 신제품 판매가 얼마나 확대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앤더슨 CIO는 애플의 제품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스마트홈 시장에는 이미 주요 경쟁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폴더블 아이폰·스마트홈 시장 진출에 기대…AI 유통망 강점

신임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는 제품군 확대 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높다.

애플은 스마트홈 기기를 통해 아이폰 중심의 제품 생태계를 확장하는 한편 폴더블 아이폰과 터치스크린 맥북 등으로 새로운 교체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아직 신제품 출시를 이유로 애플의 이익 전망치를 크게 높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애널리스트들의 애플 2027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는 0.6% 낮아졌다. 매출 전망치는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벤처투자회사 퓨전펀드의 창업자이자 매니징파트너인 루 장은 애플의 신제품 개발 방향은 유망하지만 첫 세대 제품들이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폴더블 아이폰 듀오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활용 경험을 제공해 대규모 교체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장은 애플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다른 대형 기술기업들처럼 막대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AI 기술 발전의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AI 기업들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핵심 유통 경로로 애플의 기기 생태계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소비자와 AI 서비스를 연결하는 유통 채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은 아이폰 듀오의 초기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애플이 하드웨어 사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높은 주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다양한 신제품으로 성장 기반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이 실제 매출과 순이익 전망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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