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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美 6.6조 '반도체 R&D 허브' 합류…AI 칩 개발 속도전

어플라이드, 세계 최대 공동 연구시설 공개…TSMC·인텔·마이크론도 참여
소재·장비·공정 개발 한곳서 추진…HBM·첨단 패키징 상용화 가속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에픽 센터'. 사진=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이미지 확대보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에픽 센터'. 사진=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반도체 제조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가운데 소재 연구부터 장비 개발, 시험 생산까지 한 공간에서 수행하는 공동 연구개발(R&D) 체계가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공동 연구시설인 '에픽(EPIC) 센터'를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에픽 센터는 총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가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정·장비 공동 연구개발 시설이다. 연면적 약 5만5700㎡ 규모로 조성됐으며 이 가운데 1만6200㎡는 첨단 반도체 공정 연구를 위한 클린룸이 차지한다.

핵심은 반도체 기술 개발과 양산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데 있다. 기존에는 기초 소재 연구와 장비·공정 개발, 공정 통합, 시험 생산이 서로 다른 시설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에픽 센터는 이들 과정을 하나의 공간에서 병행해 기술 검증부터 실제 생산라인 적용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칩 제조사들이 연구 초기부터 자사의 기술 로드맵과 엔지니어를 투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장비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반도체 제조사가 사후 검증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정 개발 단계부터 공동으로 기술을 최적화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신기술의 양산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수율 안정화에 필요한 기간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TSMC, 인텔, 마이크론과 함께 창립 파트너로 참여한다. 브로드컴과 아드반테스트, 스크린, 키옥시아, 베시 등 반도체 설계·장비 기업도 협력에 나선다.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 등 주요 대학 연구진도 합류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번 협력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와 첨단 제조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첨단 로직,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협력 범위를 넓힌다. AI 반도체의 고성능화에 따라 개별 공정뿐 아니라 서로 다른 반도체 기술을 통합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데 따른 것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양사는 에픽을 통해 AI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혁신 기술의 개발부터 고도화, 실제 적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층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D램과 낸드플래시 전반의 제조 기술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다. AI 가속기의 성능 향상으로 메모리의 대역폭과 속도, 용량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를 뒷받침할 신소재와 공정 기술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리더십과 어플라이드의 재료공학 및 반도체 제조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HBM, D램, 낸드 전반의 주요 기술 전환점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사들도 차세대 공정 기술 확보에 나선다. TSMC는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후 공정에 필요한 장비 기술과 첨단 패키징 개발에 협력하며 인텔은 트랜지스터와 배선, 패키징 분야의 기술 혁신을 추진한다. 마이크론 역시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연구부터 대규모 양산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 확장으로 반도체 제조 기술의 복잡성이 전례 없이 커지고 있다며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새로운 협업 방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반도체의 고집적화와 공정 미세화로 개발 난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업체 간 협력도 한층 긴밀해질 전망이다. 개별 기업의 기술 개발 역량뿐 아니라 신소재와 공정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검증하고 양산에 적용하느냐가 향후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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